수원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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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호 [특집3] "다른 이의 삶을 보고, 듣고, 느끼다" 문화다양성 현장 '사색(四色)탐방'

카페 등불에서는 장애인들의 창작물을 보고 구매할 수 있다. / 각 나라의 다양한 도서와 다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수원다문화도서관 ‘지구별살롱’.
“다른 이의 삶을 보고, 듣고, 느끼다”
글 김진희 예술지원팀
요즈음 우리 주변에서 ‘문화다양성’과 관련한 공간과 행사를 발견할 수 있다. 문화다양성과 관련된 여러 움직임은 점차 생 활과 일상 속에서 자연스레 스며들어 가고 있다. 수원 안에도 이런 문화다양성과 관련한 현장이 곳곳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문화다양성에 호기심이 있는 분들의 발걸음을 인 도하기 위해 문화예술로 말을 거는 문화다양성 현장 세 곳과 일을 꾸미는 기획자의 일문일답을 소개하고자 한다.
아름다운 등불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주는 예술 장애문화예술공간 에이블아트센터의 문화카페
수원 호매실의 논밭을 오른쪽에 끼고 가다보면 도로 바닥에 유턴을 하라는 표시가 보인다. 더 이상 갈 곳이 없을 것 같은 모퉁이. 왼쪽으로 조금만 더 돌아가 보면 높다란 회색건물이 보인다. 고소한 빵냄새가 풍기는 곳을 따라가면 마주하는 2층 에 마련된 공간이 에이블아트센터의 문화카페 ‘아름다운 등불’ (이하 카페 등불)이다.
에이블아트센터(이사장 장병용)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장애 인 문화예술공간이다. 에이블(able)은 장애를 뜻하는 디스에 이블(disable)의 반대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장애(disable) 가 있는 사람이 무능력한, 불가능한 존재라는 일반의 시각을 뒤바꿔 그들만이 할 수 있는 또 다른 가능성(able)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센터에서 장애인들은 자신만의 예술언어로 그들만의 독특 한 창작세계를 만들어가고 가능성을 통해 소통한다. 장애인들 의 시각·공연예술 창작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이 센터에는 스튜디오와 연습실 이외에도 누구나 들어와 차와 전시, 공연을 즐길 수 있는 문화카페가 있다. 에이블아트센터는 장애인 예 술 공간이 장애인들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들, 지역주민들까지 일상적으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소통과 매개의 공간으로 기능하기를 바란다.
이곳에서는 ‘Shine-빛나다’라는 전시를 지난 3월 31일까지 기획했다. 지난해 방학기간 중 장애청소년 12명이 참여한 문 화예술워크숍의 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그 결과물은 회화, 도예, 음악, 퍼포먼스 등 창의적인 예술 활동을 통해 그 들에게 잠재된 예술적 재능을 발견한 순간들이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과 도예작품을 보다보면 기성 작가들에 게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시각과 표현법을 만난다. 무엇보다 그 들이 그린 그림에서는 어떤 그림에서도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자유로움이 깃들어 있다. 화폭에서는 누구보다 자유로운 작 품을 직접 보고 싶다면 이 전시를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여는 시간 : 오전 10시 - 오후 10시(일요일 휴무)
주 소 : 수원시 권선구 서수원로 617번길 9 에이블아트센터 2층
주목할 거리 : 카페 한편에 마련된 에이블 아티스트가 제작한 아트상품은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한정품. 에코백, 다이어리 등이 1만원~1만5천원. 참고로 4월에는 목공예, 핸드메이드 작품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홈페이지 : www.ableart.or.kr
문 의 : 031-291-2032, 070-8672-1075
수원다문화도서관 지구별 살롱 누구나에게 열린 다양한 나라의 이야기
도서관처럼 생긴 건물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화서동 주 택가. ‘길을 잘못 들어선 걸까…’라고 스스로를 의심할 때쯤 머 리 위에 수원다문화도서관임을 알리는 작고 동그랗고 노란 간 판이 눈에 들어온다. 2010년 문을 연 이 도서관은 2009년 당 시만 해도 수원의 결혼이민자들이 안산에 있는 다문화도서관 까지 책을 빌리러 가야하는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만들어졌다.
수원시 작은 도서관 중 하나인 ‘수원다문화도서관’은 개인이 만든 도서관으로 이곳에서는 약 10개국에서 온 8천여권의 책 들을 열람할 수 있다. 도서관을 운영하는 리온소연?곽홍우 대 표는 책을 구입하기 위해 각 나라에 직접 가기도 하는데 책을 구입할 때 각 나라 전통을 담거나 문화의 대표성을 담은 책들 을 우선한다. 또 결혼이민자들에게 설문과정을 거쳐 구입할 책의 목록을 만들기도 한다.
또한 수원다문화도서관은 도서 열람 뿐 아니라 영상, 음악, 요리 등을 테마로 다문화를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일종의 정서지원사업이라 할 수 있는 문화예술프로그램 들은 수원다문화도서관의 미션·정체성과 연결된다.
‘지구별 살롱’이라는 귀여운 이름을 달고 있는 수원다문화도서 관은 문화적 상상력으로 지구와 마을을 살리는 문화공동체를 모토로 다양한 사람들의 문화와 인생을 존중하며 국경·인종·언 어·종교·성별·나이에 상관없이 모두가 서로 친구 될 수 있는 평화 로운 지구별을 꿈꾼다. 이는 이주민 뿐 아니라 지구별에 사는 누 구나에게 열려 있는 프로그램이니 관심 있는 분들은 보다 적극 적으로 수원다문화도서관의 문을 두드려보아도 좋을 것 같다.
여는 시간 : 오전 10시 - 오후 4시(일요일, 공휴일 휴무)
주 소 : 수원시 팔달구 화서동 71-107
이용안내 : 도서 열람은 누구나 가능. 대출을 하고 싶다면 월 이용료 5천원, 일반회원 등록은 무료이며 등록시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주인장의 추천도서 : 수원다문화도서관의 입구 바로 옆 벽에는 추천·인기도서 섹션이 있다. 처음 가본 분이라면 이 책들부터 둘러보는 것도 좋을 것. 노숙인 발행 잡지, 지역잡지 등 한국어로 된 다양한 읽을거리도 많으니 참고. 각 나라의 문화나 관습을 담은 이야기집이나 쉬운 글로 쓰인 동화책들은 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초급 교재가 될 것이다.
홈페이지 : http://cafe.naver.com/glocal79
문 의 : 031)257-1365

마을극장 은하수홀에서 시민들이 평소 접하기 어려운 영화를 즐기고 있다.
수원영상미디어센터 마을극장 스크린에 펼쳐진 삶의 다양한 편린들
판판하게 깔린 석재마당에서 남학생 몇몇이 스케이트보드 를 타고 있다. 아직은 살풍경한 공기와 날씨에 생기를 주는 풍 경이다. 비스듬한 경사로를 따라 조금 내려가 보면 데크와 잔 디로 이루어진 중정을 품은 건물이 보이는데 이곳이 바로 수 원영상미디어센터(센터장 김노경). 지난해 3월 개관한 수원영 상미디어센터는 지역 주민들이 영상을 통해 자기 표현력을 높 일 수 있도록 영상미디어교육은 물론 미디어장비와 시설을 지 원하고 있다. 그리고 시민들이 다양한 영상미디어를 함께 보 고 즐길 수 있도록 마을극장 은하수 홀을 운영하고 있다.
은하수 홀에서는 한국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 평소에 만나기 어려운 다양한 예술영화를 정기적으로 상영하 고 있으며, 가족·환경·여성·다문화 ·노인 등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주체와 문화를 주제로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기획전은 마을극장의 키워드인 일상성과 다양성을 잘 보여주는 영화와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더불어 마을극장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상업영화에 비해 배급이 미약한 예술영화, 독립영화 등 다양성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경기도와 경기영상위원회에서 지정한 G-시네마(경기 도 다양성 영화관)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경기도에 있는 G-시네마 상영관은 13개로 수원에는 도심형 상영관인 메가 박스 영통과 공공상영관인 수원영상미디어센터, 이렇게 2군데 가 지정되어 있다.
우리 삶을 이루는 보다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경험 과 감각을 누리고 싶은 사람들에게 가까이 다가선 공간이니 관심 있는 사람은 누구나 무조건 환영, 그런 의미에서 모든 영 화 관람은 무료이다. 또, 의미 있는 경험을 갖게 해 준 영화를 친구, 지인들과 나누고 싶은 사람들은 공동체 상영과 찾아가 는 마을극장도 신청할 수 있다.
여는 때 : 매월 1~4주 수요일 특별상영/공동체상영/ 매월 2주 금요일 정기상영 / 매월 4주 금요일 한국독립영화상영 ※ 상영 일정은 운영 상황에 따라 변경 가능
여는 시간 : 평일 오전 10시 - 오후 9시(월요일 휴관일) 주말 오전 10시 - 오후 5시
주 소 : 수원시 팔달구 권광로 293 B1(인계동 334-1) 수원영상미디어센터
주목할 거리 :
- 모든 상영프로그램은 무료이며 사전 온라인 예약제(1인 최대 4좌석 예약 가능)
- 3, 4월 상영프로그램은 오전정기상영 ‘영화가 있는 아침’과 예술영화 상영, 한국독립예술영화 상영, 특별상영이 마련되어 있다. 3월 ‘영화가 있는 아침’은 ‘Go Green, Come Spring'이라는 주제로, 4월에는 ‘여자, 엄마 그리고 사랑’이라는 주제로 각 3편의 영화가 마련되어 있으니 관심 있는 분야의 영화일정은 미리 체크. 이외에도 1940년 최인규 감독이 만든 ‘수업료’라는 한국영화와 4월을 맞아 특별히 준비된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다이빙벨’이 눈여겨 볼만하다. ※ 상세 프로그램은 홈페이지에서 확인
홈페이지 : www.swmedia.or.kr
관람문의 : 031)218-0377
휴먼라이브러리 수원 한 사람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듣는 것은 몇 권의 책을 읽는 것만큼 황홀한 일
지난해 9월 25일~26일 화성행궁 광장에서는 제1회 휴먼라 이브러리 수원이 개최되어 총 28권의 사람책이 대출되었다. 버 스기사·환경운동가·평화통일운동가·연극배우·노숙인·인권운동 가·요양보호사·성소수자·북한이탈주민 등이 사람책으로 참여 하여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약 260명의 대출자들과 나누었다.
우리가 흔히 ‘틀림’이라고 말하는 옳고 그름의 잣대가 아닌 ‘다름’이라고 하는 다양성의 존중 측면에서 개개인이 만나 성 숙한 사회적 태도를 체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러한 휴먼라이브러리가 가진 정신과 가치에 대해 보다 자세히 들어보기 위해 행사 준비모임의 좌장 역할을 담당한 한벗지역 사회연구소 양훈도 소장께 몇 가지 질문을 드려 답을 받았다.
Q1. 휴먼 라이브러리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나 배경에 대해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A1. 지난해 2월 휴먼 라이브러리를 최초로 창안한 덴마크인 로 니 애버겔(Ronni Abergel)씨가 수원에 와서 강연을 하고 심 포지엄에 참여했습니다. 평소 막연하게 이런 방식이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맺는 신선한 방식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 다. 소규모로 비슷한 일을 진행해보기도 했고요. 애버겔씨 방 문 이후 수원평생학습관에서 지역 단체 네트워크방식으로 휴 먼 라이브러리 인 수원을 개최하려고 하는데 함께 하지 않겠 느냐는 제안이 와서 흔쾌히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차이와 차 별, 편견을 없애 나가는데 매우 유용한 방식이라는 걸 준비과 정, 진행과정에서 배웠습니다. 약 6개월 동안 23개 단체와 함 께 행사를 준비했습니다. 로니 애버겔의 강연과 심포지엄 자료 집 내용은 수원시평생학습관 아카이브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www.suwonedu.org/suwon/50497)
Q2. 휴먼 라이브러리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가치 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2. 민주주의가 성숙하려면 모든 사람이 자기주장을 펼칠 수 있어야 합니다. 편견과 차별 속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민 주주의 과정에 반영되기 어렵습니다. 휴먼 라이브러리는 그 기회를 열어가는 장으로서 중요합니다. 편견과 차별을 줄일 수 있다면 평화에 한발 더 다가서는 것 아니겠습니까? 교육적 가 치도 크지요.
Q3. 이러한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휴먼 라이브러리는 어떻게 시민들에게 다가서고 있나요? 특별한 방법론이 있다면?
A3. ‘차이는 괜찮지 만 차별은 안 된다’는 명제는 상식으로 통 용됩니다. 하지만 실제로 삶의 현장에서 이 상식적 명제가 실 현되고 있나요? 오히려 각종 차별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습니 다. 책으로 배워서, 말로 전수해서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걸 말해 줍니다. 직접 만나는 일이 중요하지요. 휴먼 라이브러리 는 직접 만나는 장이라는 점이 무엇보다 강점입니다.
Q4. 지난해에 1회를 개최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추후 계 획이 있으신지요? 있으시다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A4. 현재 수원평생학습관, 청소년운동단체 꾸나, 희망샘도서 관, 수원나눔의집 등 실무자가 모여 기획단을 운영하고 있습니 다. 지난해 성과를 공유하고 올해 계획하고 있는 곳을 지원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4월이나 5월에 희망샘도서관에 서 개최할 계획도 세우는 중입니다. 전체 수원 행사는 아직 확정된 바가 없습니다. 이곳저곳 희망하는 기관 단체 학교에서 진행되는 성과를 보아가면서 가을쯤 2회 개최를 하자는 의견 이 나올 수도 있겠지요.
Q5. 휴먼 라이브러리는 우리 사회에 잠재된 편견을 넘어 다양 함을 존중하고 인정하고자 하는 일련의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사회의 문화다양성 이 존중되기 위해 더 필요한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으며, 우리 는 어떤 자세 혹은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A5. 말로는 다양성을 존중한다고 하면서, 다양한 문화들이 함 께 살아갈 실천적 방도들은 모색하지 않고 있는 게 우리 사회 전반의 현실인 듯합니다. 일단 다양한 문화, 다양한 계층이 자 신들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 제도, 메커니즘이 필 요합니다. 휴먼라이브러리는 그 작은 일부분일 겁니다. 예산이 나 자원을 그런 공간, 제도, 메커니즘에 할당할 수 있어야 문 화다양성이 확보됩니다. 표준을 한국 중산층의 의식에 맞추어 놓고, 이 문화를 중심으로 논의되는 문화다양성은 한계가 분 명합니다. 우리의 교육, 행정, 정치가 바로 그렇게 이뤄지고 있 는 게 아닌지 먼저 깊이 성찰해 보아야겠지요. 그리고 발견되 는 문제들은 곧 실행에 옮겨야 할 것이고요.

다양한 사람들이 책이 되어 자신의 경험을 대출자들과 나누고 있다.
출처: 수원시평생학습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