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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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호 [예술인열전 오주석10주기] 미술사학자 오주석을 아십니까?
미술사학자 오주석을 아십니까?
글 김윤미 씨드갤러리 대표

북수원도서관의 미술책읽기 동아리 ‘미수담’ 회원들이 스터디를 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도슨트의 설명을 듣고 있는 수강자들.
성명 오주석, 1956년 수원 출생, 2005년 백혈병으로 49세 요절. 동양미술사학자이며, 2003년 출간된 이후, 10년 넘게 스테디셀러, 외국인이 읽어야 할 한국의 책으로 꾸준히 추천되고 있는 『한국의 미 특강』 저자.
나는 그 분을 한 번도 뵌 적이 없다. 그럼에도 내가 그와 그의 저서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유는, 책을 통해 만난 오주석 선생의 한국 고미술 사랑과 우리 것에 대한 애정, 그리고 김홍도와 정조를 연결하는 문화의 고리들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수원과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006년 말 즈음, 미술 감상을 시작하게 된 내게 지인이 추천 해 준 한 권의 책 『한국의 미 특강』은 내게 그림읽기의 재미를 한껏 안겨준 책이며, 결국 갤러리를 여는 무모함을 선사하였다.
한국의 미 특강을 시작으로 읽게 된 오주석 선생의 참신한 저서들은 그동안 서양미술에 비해 초라하고 보잘 것 없게 보였던 우리 고미술, 우리 문화가 감탄으로 전달되는 벅찬 경험을 안겨주었다.
오주석 선생의 우리 고미술에 대한 애정은 그의 저서에 고스란히 적혀 있다. 그의 책은 여러 번 읽어도 지루하지 않다.
그림이 그려진 배경과 철학을 이야기 하는가 하면, 화가의 장난스런 트릭을 귀띔하기도 한다. 단순히 그림이나 유물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것들을 어떻게 감상해야 하는지, 그림 읽기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을 다양한 인문학적 관점으로 접근한다. 그런 독특한 접근이 일반인에게 우리 미술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감동하게 하며, 여타 다른 저자의 책과 다름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그가 밝힌 우리 문화 자긍심에 대한 기대...
“(…) 한 나라의 문화는 빼어난 사람들 중심으로 만들어지는게 아닙니다. 문화인·예술가들이 아무리 피나는 노력을 해도한 나라의 문화 수준이란 결국 그것의 터전을 낳고 함께 즐기는 전체 국민의 눈높이만큼만 올라설 수 있습니다”고 말한다.
한 나라의 문화수준은 특정한 사람들의 눈높이가 아니라 전체 국민의 눈높이만큼만 올라설 수 있기에, 우리의 문화수준을 끌어올리려 그가 택한 방법은 우리 미술을 감상함에 있어 우리 정서에 맞는 다양한 인문학적 관점의 세밀한 정보를 일반인들에게 알려주는 것.
오주석 저서에서 느꼈던 그의 탁견과 흥취, 우리 미술과 우리 것에 대한 그의 애정과 연민을 주변 모두와 함께 나누고 싶었다.
첫 시작은 2011년 수원시의 후원을 받아 선경도서관에서 열린 ‘미술인문산책길(미인도)- 책길따라 만나는 우리문화, 우리예술’ 강좌.
이 강좌는 오주석 저서 『한국의 미 특강』을 주제로 13강의강연과 4번의 강좌연계 답사로 진행되었다. 80명이 넘는 참가자들이 선경도서관 강당을 열기로 가득 채웠고 참가 계층은 다양했다. 수강자들은 오주석을 통해 주역사상을 품은 ‘금강전도’를 새로이 감상했으며 오주석을 통해 김홍도가 그린 ‘사인암’과 ‘옥순봉’을 마주 했다.
강좌가 끝날 즈음에는 언제 다시 이런 강좌가 열리느냐 수없이 질문이 들어왔다.
이 강좌 후속으로 일반인 ‘오주석 책 읽기 동아리’가 만들어졌고, 현재 북수원도서관 미술책읽기 모임 ‘미수담’은 이 강좌에서 인연이 된 수강자들이 주축이 되어 이끌어가고 있다.
전문가 그룹인 ‘일목회’ 스터디도 오주석과 오주석 저작물을 고민해보자는 취지로 2011년 3월 만들어졌다. 오주석의 책을 분석하고 다른 책과 견주어 오주석이 언급한 조선시대 미술전반을 토론하였으며, 2015년 현재까지 여러 전문가들이 함께모여 다양한 주제로 공부하고 있다.
그 해 5월, ‘수원출신 미술사학자 오주석 심포지엄’도 열렸다. 오주석을 기억하고 아쉬워하는 많은 이들이 발제자·토론자 또는 참석자로 참여하며 심포지엄은 성황을 이루었다.
오주석에 대한 이야기가 공개적으로 시작되자마자 수원에서는 오주석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 주었다. 적어도 2011년만큼은 수원 문화의 큰 이슈로 등장했다. 이 열기라면 오주석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이 거론되고 프로젝트들이 진행되었어야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동아리와 스터디만 존속되고 있다.
조선시대 고미술을 집중 연구한 오주석은 수원 인문학의 키워드로 손색이 없다 .
특히 조선시대 우리그림에 대한 해석은 탁월하다. 더구나 김홍도를 연구, 논문을 거쳐 저서로 발간된『단원 김홍도』는 해학적 작품에서 시대에 대한 사랑을 발견하고, 김홍도와 스승 강세황의 여유롭고 해학적인 기질, 그의 절대적 후원자였던 뛰어난 철인군주 정조의 훌륭한 예술적 안목과 위민정치의 양상을 읽어낸다.
그러한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 수원에서 오주석과 오주석 저서를 통한 전통미술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위한 논의는 수원문화의 한 축으로서 확장가능하다고 믿는다.
일반 대중과 가장 친숙한 도서관과 박물관에서부터 시작되는 문화운동이라면 어떨까.
정조와 화성을 이야기 하는 수원에서 오주석-그가 책을 통해 이야기한 조선시대의 미술과 우리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기회를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수원의 문화콘텐츠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고민해 보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 그가 머물렀던 공간들, 골목, 그리고 그가 좋아했던 것, 그가 좋아했던 사람들... 그리고그의 저서를 이야기하기 등 2015년 올해는 오주석 선생 타계 10주기.
수원태생의 미술사학자 오주석이 사랑했던 우리 그림, 우리문화의 이해가 지금 수원시가 추구하고 있는 ‘인문학을 통한 문화도시로의 이행’에 좋은 동반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2016년 ‘수원화성 방문의 해’에는 나혜석과 더불어 오주석이라는 인물과 오주석의 저서들이 수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길 소망해 본다.
김윤미는 수원 산 지 20여년, 수원과 관계맺기는 씨드갤러리를 시작한 2008년부터 문화나 예술이라는 게 뭔지 이제 조금 알 듯 모를 듯, 또한 문화권력, 문화소외라는 말을 이해할 정도가 되어버린 문화주변인. 현재는 ‘씨드갤러리’와 ‘문화상회 다담’의 프로그램 디렉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