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호 [특집 4] 문화재단에서 기쁘게 일하기 그리고 실천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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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4]

문화재단에서 기쁘게 일하기 그리고 실천하기



글 최진봉 화성마케팅부장



문화정책의 중심 ‘문화재단’



우리나라에서 문화가 본격적인 관심 대상이 된 것은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1990년대 중반부터이다. 각 지자체마다 지역의 정체성 확립과 지역민의 삶의질 제고를 위해 관심을 쏟기 시작했고, 2000년대 들어 중앙정부에서도 ‘지역문화과’를 신설하는 등 지역문화는 문화정책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문화예술이 지역의 문화발전과 지역주민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정책기조의 변화에 따라 지역단위의 문화예술지원기구이자 문화정책의 주체인 지역문화재단이잇따라 설립되었다. 지역문화재단은 1997년 경기문화재단을 시작으로 광역 및기초 자치단체 문화재단의 출범이 유행처럼 확산되었고, 현재에는 대부분의 지자체에 문화재단이 설립,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양적 확산에 비해 지역 기반 문화재단으로서의 정체성 확보와 그 정책방향의 실효성을 충족시키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답변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재단들이 문화정책의 주체이기보다는 예산을 배분하는 지원 사업이나 공연과 전시 등 보여주기 사업에 집중되어 있거나 지역자원의 발굴보다는 유명콘텐츠를 대관하는 시설관리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역주민을 문화 생산의 주체가 아닌 향유자로서만 인식하고 있는 것 등도 대다수 지역 문화재단의 모습이기 때문이다(김영민, 「지역문화재단의 역할과 정책 방향성에 관한 연구」).
지역문화재단이 문화정책의 주체가 되려면 독자적인 일을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정책 협력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갖춘 문화 거버넌 스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때이다. 즉 지방자치단체는 지역문화재단의 역할을 올바로 인식하여 과감한 업무 이양과 분담, 안정적인 재원확보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확보해 주어야 하고 지역문화정책의 파트너로서의 특성화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전문 인력을 계속 확충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지자체의 경직되기 쉬운 공공행정 일변도의 단순한 문화정책 서비스로부터보다 지속 가능한 문화행정을 펼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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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부터)수원연극축제의 한 장면
문화마중
국궁체험
시민참여형 벽화그리기 사업

문화재단의 독자성과 자율성 그리고 문화거버넌스

수원문화재단이 출범한 지 벌써 4년이 되었다. 다른 지자체에 비해 늦게 출범 했다고 하지만, 수원이 앞선 다른 문화재단들의 시행착오를 개선하며 보다 올바른 방향으로 항해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우리의 행적을 돌이켜 보면 다른 지역문화재단이 겪은 것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다행히 아직 항해의 초입이어서 지금부터라도 장애를 발견하고 개선해 나가면서 안정적인 항해를 할 수있다는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매우 희망적이다. 우리 재단이 나가고자 하는방향에 장애가 되는 내 · 외적 요인들이 많이 있겠지만, 외적 요소인 지자체의안목과 이해에 관한 사항은 일단 유보하고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논어』 「학이편」 제1장에 나오는 첫 구절을 통해 내적 요인에 대한 고민을 해볼 필요가 있다.
“배우고 실행하니 기쁘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不亦說乎)!” 『논어』의 이 첫 장 첫 구절은 배운 것을 행동으로 익혀 실천과 결합시키는 일이 얼마나 지난(至難)한 일이며 동시에 이를 실행하는 것이 얼마나 큰 기쁨이며 보람인지를 말해준다. 현재 문화재단에 몸담고 있는 우리에게 배움이란 무엇이고 실천은 무엇인지숙고해 보았을 때 그 첫 번째는 문화에 대한 이해일 것이며, 두 번째는 이해한 문화를 어떻게 펼칠지에 대한 방법일 것이다.
문화는 사전적으로 자연에 인간의 작용을 가하여 변화시키거나 창조해 낸 것이라 정의하고 있지만 이 정의가 문화 전반을 담아내기에는 당연히 한계가 있다. 그러나 문화가 아무리 다양하게 표출된다 하더라도 그 속성과 기능은 비교적 명료하게 드러난다. 즉 문화는 문화를 이루는 각 문화요소가 홀로 존재하지않고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하나의 체계를 구성하고, 끝없는 변화와 생성과정을 거치며 집단구성원에게 공유되고, 이는 다시 새롭게 태어나는 구성원에게 사회화를 통해 학습되며 축적되는 속성이 있다. 문화의 이러한 속성 때문에문화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으로 ‘사회의 재생산’을 꼽는데, 이는 문화가 그사회의 생활양식이자 상징체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사람이 태어나 한 사회집단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은 그 사회에 이미 존재하는 문화의 상징체계를교육을 통해 습득하여 공유한다는 의미이고 이는 문화가 내포하고 있는 사회의 질서 · 규범 · 가치를 따르게 된다는 의미가 된다. 또 이렇게 교육을 통해 공유된 문화는 고정불변 하는 것이 아니라 내 · 외적 요인에 의해 끊임없이 변화하거나 때로는 지속되기도 하는 양면성을 보인다. 이런 이유로 문화가 사회의기존의 체제를 유지하거나 재생산하는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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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부터)달빛동행
방화수류정에서 열리는 달고나 공연
수원원제1야외음악당에서 펼쳐진 소프라노 신영옥의 공연
2013 문화예술발전기금으로 이뤄진 전시.
안재홍 <나를 본다> 60×40×23㎝

문화의 의미와 우리 재단의 소명

문화는 이와 같이 우리 사회 전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많은 관심과 올바른 이해가 전제되어야만 지배 이데올로기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고 건전한 사회 재생산의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문화재단에 몸담고 있는 한 문화의 기능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며 지금 맡고 있는 업무뿐만 아니라 앞으로 하고자 하는 업무에도 문화의 순기능이 발현될 수 있도록 그 방향을 잡아야 한다. 문화의 본질 자체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당장의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미래를 내다보고 씨앗을 뿌리고 가꾸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어린 세대들에게는 다양한 문화체험을 통해 문화의 감각을 키우며 그것을 어떻게 창의적으로 꽃피울 수 있는지 느끼게 하고, 기성세대들에게는 문화가 얼마나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지, 그리고 문화가 삶의 중요한 가치로 자리 잡았을 때 우리 사회가 얼마나 건강해지는지 경험하게 하여 문화를 통해 스스로 우리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가치의 실현이 우리가 문화재단에서 꼭 실천해야 하는 일임을 주지하고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세대를최진봉은 수원문화재단 화성마케팅부 부장이며 한국 신화 연구로 문학박사를 받았다. 제천 기적의도서관 · 송파어린이도서관 · 노원구 도서관총괄사업본부에서 관장 및 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도서관을 문화중심으로 바꾸는 운동을 펼쳐왔다.
안배하는 문화예술 향유와 교육 사업을 함께 펼쳐야 한다. 또 이 사업에 중심이 될 지역의 문화예술 전문가를 육성하여지역주민과 밀착된 문화예술 활동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지역 특유의 문화예술로 인정받고 사랑받게 하여지역 문화예술인이 중앙이 아니더라도 만족스럽게 활동할 수있는 환경을 조성하여 중앙과 지방의 문화적 격차를 해소시켜야 한다. 나아가 지역의 각 문화예술 단체들에게도 공동의 가치를 제시하여 장르 및 분야 간의 연대를 강화하고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협력 사업을 추진하여 예술 단체 간의 연합과 더불어 공동체 의식 함양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일은 개성이 강한 문화 예술인과 그들이 속한 단체에게는 쉽지않은 일이지만 우리 지역 문화예술 토대를 굳건히 하여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꼭 실천해야 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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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천변에 조성, 전시중인 어린이들의 작품



배운다는 것은 이해하여 안다는 것이고 실천한다는 것은 아는 것을 행동으로 옮겨 그 옳음을 느끼는 것이다. 그런데 그 배움과 실천이 합일이 되었을 때 기쁨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렇게기쁨을 느끼자면 적어도 그 배움엔 ‘옳음’과 ‘바름’이 있어야 하고, 그 실천엔 당위(當爲)가 있어야 한다.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배움은 그것이 나에게만 유익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유익해서 그 배움이 항상 떳떳하고 자긍심이 생겨야 ‘옳고 바름’을 충족시키는 것이고 실천의 ‘당위’가 성립이 되는 것이다.
기실 배움과 실천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은 분열적 사고이고, 이 같은 태도가 결실을 맺기 어렵다는 점은 우리 모두가주지하는 바이다. 따라서 『논어』의 첫 장 첫 구절은 우리가 어느 때 가장 가치 있는 기쁨과 진정한 즐거움을 얻게 되는지에대한 깊은 통찰의 기회를 제공해 준다. 우리 재단은 ‘사람 중심도시’ 수원에 ‘문화예술의 새 물결’을 일으키자는 정책 비전을갖고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직 체계와 업무 분장에 따라 각각 문화 · 관광 · 공연 · 도서관 · 전통문화 · 축제 · 경영지원 등 각 사업 단위에 소속되어 일하지만 ‘문화’는 각 단위 사업별로 추진되는 과정 속에서 구현되는 것임을 상기하자. 우리들의 보이지 않는 작은 노력과 실천이 수원의 문화를 변화시키고, 세상을 바꾸며, 문화재단의 위상을 만들어나가는 진정한동력임을 잊지 말자. 우리 모두 이런 배움과 실천 속에서 참다운 기쁨과 보람을 얻었으면 한다. ‘배워서 안 것을 그대로 실천하니 정녕 기쁘지 아니한가!’



최진봉은 수원문화재단 화성마케팅부 부장이며 한국 신화 연구로 문학박사를 받았다. 제천 기적의도서관 · 송파어린이도서관 · 노원구 도서관총괄사업본부에서 관장 및 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도서관을 문화중심으로 바꾸는 운동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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