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호 [문화지평] 수원 화성(華城)이 세계적 명소가 되기 위한 전제


이미지


[문화지평]

수원 화성(華城)이 세계적 명소가 되기 위한 전제



글 김승국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 사진 오창원



김승국 수원문화재단 제4대 신임 대표이사가 지난 4월 11일 취임했다.
김 대표이사는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 교감, 서울시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직을 거쳐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의 상임부회장직을 맡으며 전국 200여 개문예회관의 공연  전시  문화 예술 교육축제사업 활성화를 위한 각종 지원 사업을 펼친 예술경영 및 행정 전문가이자 문화체육관광부 한-EU문화협력위원회 국내자문단으로 참여해온 국제적 감각을 갖춘 문화예술 전문가이다.
또한 『쿠시나가르의 밤』 등 시집 4권을 펴낸 중견시인이기도 하며 지금까지 130여 편의 칼럼을 언론에 기고하는 등 칼럼니스트로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있다.
특히 김 대표이사는 지난 2007년 까지 ‘화성재인청복원사업 추진위원장’으로서 전국의 무형적 문화예술을 핵심적으로 이끌어오는데 중심적 역할을 담당하였던 ‘화성재인청’ 복원을 총괄하는 등 수원시 전통문화유산에 대한 전문적 식견을 갖추고 있다.
문화예술 전 분야에 풍분한 경륜과 식견을 갖춘 김대표이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의 수원문화재단과 수원시 문화예술 발전이 기대가 된다.



정부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문화재를 보존하여민족문화를 계승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국민의 문화적 향상을 도모함과 아울러 인류문화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하여 1962년에 문화재보호법을 제정공포하여 현재까지 문화재 보존관리체계를 갖추면서 문화재를 보호관리하고 있다.
문화재란 ‘인위적자연적으로 형성된 국가적민족적세계적 유산으로서 역사적예술적학술적경관적(景觀的) 가치가 큰 것’을 말한다. 문화재는 크게 4종류로 분류되는데 건조물(建造物)전적(典籍)서적(書跡)고문서(古文書)회화(繪畫)조각공예품 등과 같이 고정된 형태를 갖추고 있는 유형문화재음악무용연극공예기술처럼 눈에는 보이지 않으나 우리 민족의 흥과 멋이 살아 숨 쉬는 무형문화재, 사지(寺址)고분(古墳)궁지(宮趾)경승지(景勝地)희귀 동식물광물생성물과 같은 기념물, 풍속관습과 이에 사용되는 의복기구(器具)가옥 등과 같은 민속자료로 나누어진다. 문화재는 관리 주체에 따라서 국가지정문화재와 시도지정문화재로 나누어진다.
UN의 교육과학 특별기구인 유네스코(UNESCO)가 세계의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시작한 것이 1970년대 일이고, 무형문화유산은 1990년대에 들어와서 시작한 것에 비해 한국은 이 분야에 일찍 주목하였으며, 한국의 문화재보호제도는 1993년 142차 유네스코 집행위원회에서 각 회원국에게 그 제도를 권장하는 안으로 채택할 정도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제도이다.
10여 년 전 나는 한국전통예술학회의 수원 화성재인청(華城才人廳) 복원사업 추진위원장이라는 자격으로 경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3년에 걸쳐 관련 학자들과 함께 학술회의를 하며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 화성(華城)내에 소재하였던 화성재인청 복원을 촉구한 적이 있었다.
학술회의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수원시의 노력으로 수원화성(華城)의 외형은 온전히 복원되어 일찍이 1997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으나 진정한 문화유산의 복원은 유형과 무형의 복원이 함께 어우러져 복원되어야 그 가치가 있는것인데 수원 화성은 무형유산의 백미에 해당되는 화성재인청의 복원이 이루어지고 있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때의 학계 시도는 당시 수원시에 수용되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한 현실은 비단 수원만으로 국한된 것이아니라 석굴암과 불국사창덕궁남한산성경주역사지구 백제유적지구 등도 마찬가지로 유형의 복원은 이루어졌으나 무형의 복원은 지지부진하거나 관심 밖인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수원의 화성행궁 앞에서는 화성재인청의 명맥을 잇는 일부 전통연희가 상설 공연되고 있고, 화성에 주둔했던 당대 조선의 최정예 부대 장용영 외영 군사들이 익혔던 군사 무예가 복원되어 화성행궁에서 연행되고 있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재인청이란 조선 말기까지 지방에서 활동하였던 직업적인 민간 연예인의 연예활동을 행정적으로 관장하였던 곳을 말하고 다른 한편 광대청장악청신청풍류방공인청이라고도 하였다. 그리고 이들 재인청은 경기도충청도전라도의 각군에 두었는데 총수인 대방과 그 아래 각도의 책임자인 도산주, 그리고 그로부터 행정적인 지시를 받는 각 군 소재 재인청의 우두머리인 청수로 구성되어 있었다.
재인청이 주목받고 있는 것은 재인청을 통하여 우리나라의 예술성 높은 민속전통예술이 계승 발전되어져 왔을 뿐만 아니라 종교와 철학과 예술을 모두 융합하는 축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의 역사이자 우리 문화의 전통적 뿌리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도 서울로 들어가는 관문이자 경기도 유일의 군영인 장위영 외영이 있던 수원 화성을 소재로 했던 화성재인청은 조선시대 예능문화의 모든 정보를 지니고 있었기에 다른 지역의 재인청에 비해 보다 중요한 위치에 있었다.
화성재인청은 한때 4만 여명이나 되었던 경기도 일대 광대들의 예능활동을 관장하고 있던 예술 관리 기구였다. 그리고 이 화성재인청 출신 예능인들에 의해 오늘날까지 전승되는 각종 춤소리악기연주 등이 상당히 폭넓기 때문에 이러한 예능들의 연원을 밝히기 위해서라도 화성재인청과 관계되는 여러 사실들이 제대로 발굴조사 되어야 한다.
재인청의 역사는 조선이 멸망하고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단절되었다. 나라의 주권을 되찾은 지 70년이 지난 이 시점에 재인청의 복원이 운위되고는 것은 문화국민을 자칭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너무나도 부끄럽고 때늦은 감이 있다. 재인청의 복원은 단절되었던 공연예술사의 한 부분을 복원하는 일이며 우리나라의 문화적 정체성을 회복시켜주는 일이다.
화성재인청복원이라는 막중한 일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깊은 관심과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지원이 필수적이며,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경기도와 수원시를 이끌어가고 있는 지도자들이 이 복원사업이 왜 중요한 것인가를 인식해야하며 이 사업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로 참여하여 자체 지원은 물론 중앙정부로부터도 지원을 이끌어 내야한다.
세계문화유산인 수원의 화성(華城)은 문화유산적 가치가 큼에도 불구하고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편이 아니다. 그 원인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찾아 볼 수 있겠지만 수원 화성이 서울이 아닌 지방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받는 지역적 불이익도 있겠지만, 무형적 문화유산의 복원측면은 가려진 채 단순히 유형의 고건축 복원에 초점이 맞추어져 보이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화성(華城) 안에는 조선조 공연예술의 중심이었던 화성재인청이 있었다. 화성재인청의 다양하고 예술성 높은 공연예술이 수원의 화성과 함께 복원되어 국민들에게 보인다면 수원 화성은 시민이 함께 참여하여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문화예술 공간이자 관광 명소가 될 것이며, 자랑스러운 우리의 세계문화유산으로서 국민적 관심은 물론 세계적 관심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조선조 공연예술사의 중심이었던 화성재인청의 복원은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수원 화성의 문화유산적가치를 더욱 높여줄 것이며, 그렇게된다면 수원 화성은 세계적 역사 문화명소이자 관광명소로서 급부상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댓글달기_글자수 500자로 제한되며 욕설, 비방글 삭제됩니다.

댓글입력
  • 댓글 내용이 없습니다 ..



수원문화재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