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호 [수원유람] 더위를 날려줄 한여름 밤의 하천 유(流) 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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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유람]

더위를 날려줄 한여름 밤의 하천 유(流) 람



글 서진석 그림 헤리안



졸졸졸. 시원한 물줄기가 흐른다. 수원의 크고 작은 하천은 우리 주위 어느 곳에나 존재한다. 수원에는 시 전역을 흐르는 4대 하천(황구지천수원천원천리천서호천)이 존재한다. 평균 길이 14.6km, 자랑하는 수원의 4대 하천은 우리의 마실 거리, 볼거리가 되어주는 소중한 존재다.
최근 5년간 경기도의 삼남길, 수원시의 팔색길 조성이 한창이다. 모두 과거부터 이어온 우리의 소중한 길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앞으로도 그 소중함을 간직하자는 취지에서이다. 하지만 삼남길과 팔색길의 산자락을 따라 걸을 때에도, 도심 속 푸른 숲속을 거닐 때에도 졸졸졸 혹은 콸콸콸 거리는 물소리는 언제나 함께한다. 또한 수원시가 팔색길의 많은 부분이 하천을 따라 걷는 루트로 구성되어 있고, 팔색길 중 모수길은 물길의 근원이라 하여 ‘모수국’이라 불렸던 수원의 이름에서 따온 길이다.
이렇듯 수원은 자타가 공인한 물의 도시이다.
그렇다면 이번 여름은 멀리 갈 것 없이 수원의 하천을 따라 자전거를 타며, 뜨거운 여름을 시원하게 날려 버리는 건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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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대교 인근 황구지천

자연과 환경의 가치를 곱씹으며 달릴, ‘황구지천’ 유(流)람

황구지란 우리말로 ‘큰 고지가 있는 강’이란 의미이다. 황구지천은 수원 4대 하천 중 가장 큰 길이폭면적을 자랑하는 하천이다. 황구지천은 군포시에서 발원하여 의왕시의 왕송 저수지수원시화성시평택시 일부를 아우르며 상류부터 하류까지의 길이만 무려 18km에 달한다. 또한 멸종위기종 1급으로 지정된 ‘수원청개구리’가 발견되기도 했다. 인위적인 하천정비가 이루어지지 않아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는 하천이라는 것이다.
그대로의 아름다움이 가장 큰 매력인 황구지천은 상류인왕송호수공원을 따라 내려오다 농심교에서 우회전을 하게되면, 금곡저수지 인근의 ‘수원시 생태환경체험교육관’을 만날 수 있다. 교육관에서는 아름답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그 이름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는 우리들을 위해 계절별 꽃곤충조류 등의 생태계 체험을 통해 학습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수강생은 예약을 통해 모집한다.(수원시생태환경체험교육관 권선구 금곡동 415, 031-295-4545) 앞서 말했듯 황구지천은 20킬로에 다다르는 길이를 자랑하기 때문에 초보자에게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런 이들을 위해 그 폭 만큼이나 넓은 품으로 황구지천은 다양한 루트를 제공한다. 수원여대 인근 오목천교를 시작으로 고즈넉한 시골 전경을 자랑하는 목장교를 거쳐, 높고 큰 고색교를 지나면 서호천과 황구지천이 만나는 지점인 기안교에 다다른다.
서호천, 황구지천 두 강이 만나는 이 지점은 수심도 깊은 편 이어서 꽤 많은 어종이 분포한다. 황구지천은 대륙송사리 밀어붕어얼룩 동사리 등 12종의 어류가 살고 있다.
이렇듯 황구지천의 상류부터 하류까지 달리다보면 강의 다채로움에 반하게 된다. 투명함과 깨끗함으로 처음 반하고, 크고 넓은 웅장함으로 다시 반했다가, 끝으로 도심 속 작은 수목원의 전경에 매혹된다. 또한 상류부터 하류까지의 맑음과 탁함 모두를 보게 된다면 우리의 행동이 어떤 환경 변화를 만들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깨닫는 좋은 경험을 할 수도 있다. 끝으로 짧은 루트를 소화한 후 오목천교로 돌아온다면 바로 옆 고색사거리에서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닭발과 쪽갈비집을 찾을 수 있으니 지친 체력을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콤한 음식으로 회복시키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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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구지천과 서호천의 합류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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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목교에서 바라본 서호천_수원하천유역네트워크 제공

문화 그리고 상처의 치유가 공존하는, ‘서호천’ 유(流)람

흔히들 ‘서호’하면 서호공원 만을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서호천은 북수원 끝자락 파장동산에서 발원하여 화성시와 맞닿은 기안교에까지 이른다. 이 기안교 부근에서는 서호천과 황구지천이 합류하기도 한다.
그런 서호천을 유람하다 보면 자연미와 현대미 모두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북수원의 정자문화 공원과 함께 있는 SK아트리움에서는 각종 문화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SK아트리움 http://www.suwonskartrium.or.kr/)조금 더 내려가면 도심 속 작은 쉼터인 여기산 공원이 좌측에, 봄꽃이 져도 언제나 시원함을 선물하는 서호공원이 우측에 펼쳐져 있다. 상류에서 중류까지만 해도 이미 서호천의현대미와 자연미를 감상할 수 있는 셈이다.
서호천은 이처럼 우리의 현재를 더욱 풍요롭게 하기도 하지만 과거의 아픔과 치유의 역사를 지니기도 한다. 서호공원에서 물길을 따라 자전거로 10분 정도만 내려가게 되면 고색동과 평동을 이어주는 중보교를 만나게 된다. 이 중보교에서다시 조금만 내려가면 작은 푯말과 함께 잔뜩 녹슨 철교가펼쳐진다. 바로 ‘수인선 협쾌열차 철로’이다. 수인선은 일제강점기에 이천과 여주지방의 쌀 그리고 경기만의 소금을 인천으로 수송하기 위해 지어졌다. 1937년에 만들어진 수인선은 광복이후 50년 동안 서민들의 발이 되어 주다 지난 1995년 그 소임을 다하고 역사의 한 장면으로 남게 된다. 즉 수인선은 수탈이라는 아픔과 서민의 발이라는 우리 민족의 아픔과 치유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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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수원교에서 찍은 수원천
남수문

수원의 뿌리를 찾아 떠나는, 수원천 유(流)람

복골천창사천문암골천. 다소 낯선 물길이라고 느끼겠지만 수원시민이라면 대부분 한번쯤은 봤을법한 하천이다.
바로 상광교동 인근 광교산 자락의 작은 지류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수원천은 광교종점의 상부부터 광교저수지, 방화수류정, 새터교, 우시장천에 이르기까지 장안팔달권선구 모두를 지나는 수원시의 동맥과도 같은 하천이다.수원천이 발원하는 광교산은 후삼국시대부터 천년 넘게이어져온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후백제를 정벌하고 돌아오던 왕건이 광교산의 광경을 보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주는산’이라고 말한 데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수원천이 품은 두 번째 역사는 조선의 제22대 왕 정조를 통해서 알 수 있다.
화홍문 그리고 용연과 함께있는 방화수류정은 정조 18년에 완공되었고 현재는 대한민국 보물로 지정되어있다.
더운 여름을 피할 안식처는 화홍문의 용연뿐만 아니라 팔달문의 남수문에도 있다. 남수문은 시의 노력으로 밤이 되면 영롱한 빛을 내뿜는다. 역사유산이 현대적 감각을 만나 현재의 수원시민을 만나는 것이다. 수원천의 매력은 먹거리에도 있다. 각종 매스컴에 수차례 알려진 통닭골목이 바로 이 남수문 옆에 위치한다. 개구리 소리가 더운 여름 저녁을 뒤덮을 때 수원천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통닭골목과 세류동먹자 골목에서 수원천표 먹방을 찍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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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홍재교
홍재교와 여천

신도시의 야경을 감상하는, 원천리천 유(流)람

물이 흘러나오는 근원이라는 의미를 가진 원천. 어쩌면 수원이라는 두 글자 대신 쓰기 가장 좋은 말일지도 모른다. 그런 이름에 맞게 광교신도시에는 수많은 발원지가 존재한다.
여천쇠죽골천원천리천 등 10개의 크고 작은 하천으로 이루어진 광교신도시 하천은 각 구간별로 다양한 광경을 가지고 있다. 발원지 부근인 쇠죽골천과 성죽천은 신도시가 주는고즈넉함을 담고 있다. 이 지역은 새로 지어진 만큼 잘 정비 되어 있으면서도 웰빙의 특징을 살려 녹지율이 높아 사람이 많지 않은 편이다. 인파에 지친 이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것이 광교 웰빙타운 인근 하천의 매력이다. 잔잔한 매력에 빠져 물길을 따라가다 보면 웅장한 현대미를 자랑하는 홍재교를 만나게 된다. 낮에는 다리로서 그 소임을 다하지만 밤이 되면 오색빛깔 옷을 입고 일상에 지쳤을 시민들을 위로 하기도 한다. 다시 홍재교에서 물길을 따라 10분 남짓 자전거를 타다보면 어느새 신도시의 명물 광교호수공원에 다다르게 된다. 인간의 발걸음이 호수공원에 머물 듯 발원지부터 달려온 쇠죽골천과 여천도 마찬가지로 원천호수에서 잠시 머물다 원천리천이라는 이름으로 끊임없이 남하하게 된다.
여기서부턴 기호에 따라 루트를 연장해도 좋다. 더불어 광교 웰빙타운의 시립 홍재도서관과 광교박물관에서는 이벤트 성격을 가진 다양한 강좌와 정기 전시 및 교육프로그램이 있으니 낮에 유람하는 이들은 홈페이지에 들러 스케줄을 확인하길 바란다.(홍재도서관 gh.suwonlib.go.kr, 광교박물관 ggmuseum.suwon.go.kr )



하천의 소중함을 기억해주세요!



'수원하천유역네트워크’는 지역 사회, 시민단체, 수원시,기업, 학교 등이 참여하여 수원 하천들의 생태계 파악, 정화활동 및 교육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단체의 ‘수원시민 하천 지킴이’는 지난 봄 1기의 발족식을 진행했다. 지킴이들은 하천 정화와 하천 모니터링, 생태계 교육 수강 등의 활동을 진행하게 된다. 또한 올 7월말경 한국의 청소년들과 일본의 청소년들이 함께하는 ‘한일청소년 물포럼’을 개최한다. 위 행사는 에너지로서의 물과 환경적 측면에서의 물에 대해 국제적감각을 가지고 진행되는 행사로 알려졌다. 끝으로 하천네트워크의 담당자는 “하천은 인간이 지배하는 공간이 아니라 인간의 손길이 닿을수록 생명을 잃어가는 생태계입니다. 따라서 인간과 자연간의 공존을 위해서는 인위적인 노력이 최소화되어야합니다. 또한 시민의 여가생활과 하천 생태계의 보존은 상호간에 충돌하는 부분이므로 밤에는 조명을 끄는 등의 최소한의 배려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수원하천유역네트워크 031-269-4448~9)



서진석 민주주의와 언론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수원시민. 역마살이 끼어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고 앞으로는 인권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경험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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