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호 [기획2] 창덕궁에서 수원화성까지, 2016년의 정조대왕 능행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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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2] 창덕궁에서 수원화성까지,

2016년의 정조대왕 능행차



글 이진희 정조대왕 능행차TF팀



조선 역사상 가장 화려하고 성대한 행렬로 기록된 을묘년(1795년) 화성행차. 정조가 즉위 20주년을 맞아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과 아버지 사도세자가 묻힌 화성시 융릉을 참배하기 위해 창덕궁을 떠나 수원을 다녀간 능행차의 전 구간이 220년만에 처음으로 재현된다.
이번 재현 행사는 서울시와 수원시가 공동으로 주관하여 개최하는데 그동안 서울시가 2007년에 창덕궁~노들섬 구간을 한번 재현했고, 수원시는 해마다 재현한 적은 있지만 창덕궁과 화성행궁 구간을 한 번에 재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사 속 정조대왕 능행차



조선 왕조의 르네상스를 이끈 정조는 재위 24년간 66회 행행을하여 1년 평균 약 3회를 기록했고, 그 중 아버지 묘소 참배가 절반을 차지했다고 한다. 특히 정조의 궁 밖 나들이 중에서도 1795년(정조 19)의 현륭원 방문은 겉으로는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을 경축하기 위한 나들이였지만 돌아가신 아버지(사도세자)의 구갑(舊甲)도 같은 해에 겹쳐 어머니의 회갑을 화성(지금의 수원)에서 치르고자 했다. 그래서 정조는 이 행차를 위해 도로를 정비하고 배다리를 건설하며 1년에 걸쳐 준비했고 참여한 인원만 대략 6,000여 명에 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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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간의 시간여행



어가행렬은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에서 출발하여 지금의 종로2가를 지나 명동과 숭례문을 거쳐 한강을 건넜다. 이번 능행차는 서울시가 창덕궁에서 시흥행궁까지, 수원시는 안양시와 의왕시 그리고 수원시 구간을 분담하여 진행한다.
서울시는 창덕궁에서 시흥행궁(금천구 시흥동)까지 1,230명의 인원이 투입되고 160필의 말을 동원하는데 10월 8일(토) 오전에 창덕궁을 떠나는 출궁(出宮)의식이 치러진다. 신하들이 화성행궁으로 떠나는 정조를 알현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행렬은 도심을 통과해 한강대교 쪽으로 이동하여 한강 노들섬에 연결된 배다리(길이 300m, 폭 20m)를 건넌다. 이번행사를 위해 설치되는 배다리는 9월쯤 설치되며 배다리가 놓이는 노들섬 주변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전통재현 공연과 체험거리를 진행한다. 배다리를 지나온 행렬은 보라매공원에서 노량행궁을 지나 시흥행궁까지 행차하며 재현행사의 첫 날을 마무리한다.
이튿날인 10월 9일(일)에 다시 시작하는 재현 행렬은 오전 9시에 시흥행궁에서 출정의식을 가진 후 정조를 포함한 30여 명이 말을 타고 안양시 만안교로 이동한다. 이때 만안교에서 대기하고 있던 행렬과 합류하여 안양행궁(안양역)을 지나 호계삼거리를 거쳐 수원으로 이동한다.
행렬이 지나가는 안양역과 의왕시청 별관 사거리에서는 왕의 도착을 알리는 ‘파발’과 왕의 행차를 구경하던 백성의 모습을 연출한 ‘관광민인’을 재현한다. 그리고 의왕시 고천사거리에서는 자객을 무찌르는 상황극 ‘자객대적 공방전’과 백성이 임금에게 민원 사항을 호소하기 위해 꽹과리를 치며 상언을 하는 ‘격쟁’이 진행된다.
안양과 의왕을 거쳐 수원에 도착한 행렬은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행렬을 계속 이어간다. 장안문에서는 왕의 도착을 알리는 ‘파발’과 지역의 유수(지금의 시장)가 임금을 맞이하는 ‘수원유수 정조맞이’도 보여주고 화성행궁광장 삼거리에서는 임금의 행차에 나타난 자객을 물리치는 ‘자객대적 공방전’이 액션 전문 배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로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예정이다.
행렬의 마지막 구간인 연무대에 도착하면 정조가 서장대에서 실시했던 야간군사훈련(야조)을 모티브로한 대형 야외공연 ‘무무화평’과 연계하여 화려하게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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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쟁 Ⓒ수원시



인인화락



220년만에 전 구간을 재현하는 이번 능행차가 특별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바로 이번 재현 행렬에 참여한 시민들이다.
단순히 눈으로만 구경하는 행사를 넘어 시민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수원의 일부 구간에 참여할 시민들을 모집했다. 난생 처음 입어보는 불편한 의복과 다소 무거울 수 있는 기물을 지니고 3㎞를 걷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이야말로 이 축제를 더욱 뜻깊고 화려하게 만드는 주인공들이 아닐까 싶다.
이 밖에도 정조가 수원에 머물렀던 4일간의 행사를 매년 10월 초에 개최하는 “수원화성문화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수원에 행차한 가장 큰 목적이었던 혜경궁 홍씨의 진찬연이 220년 전 열렸던 화성행궁 봉수당에서 재현되고 지역의 인재를 등용하기 위해 시행했던 무과시험을 재현하는 프로그램도 화성행궁 낙남헌에서 진행되니 2016년 가을, 과거와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문화예술의 도시 수원에서 즐겁고 뜻깊은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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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능행차 ‘취타퍼포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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