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호 [인트로] 세계문화유산 등재 20주년 수원화성 조선 성곽의 꽃, 수원화성을 그리다






[인트로]



세계문화유산 등재 20주년 수원화성 조선 성곽의 꽃, 수원화성을 그리다



글 이달호 수원화성연구소장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밑그림 그리기



1980년대만 해도 수원에서 화성의 중요성과 그것이 만들어진 배경과 과정, 그리고 의의에 대해 주목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식민지 교육 탓이었을까. 1960년대 수원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필자에게 화성이 무엇인지 가르쳐준 선생님들은 한 분도 없었다.



그때 화성에 주목한, 수원사랑으로 똘똘뭉친 심재덕이란 인물이 나타났다. 그가 1987년 수원문화원장을 거쳐 1995년 7월 1일 수원시장이 되면서, 수원화성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라는 밑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심재덕이 문화원장으로 취임한 후 중점적으로 벌인 사업은 ‘화성 알리기’였다. 1988년부터 매년 5월 5일에 시작된 ‘효의 성곽순례’는 우리고장 문화재 찾기 운동의 일환이었다.



또한 그가 수원시장이 된 후 온 힘을 기울여 집중한 사업은 화성의 중심건물인 화성행궁의 복원이었다. 1995년 ‘수원성’ 축성 200주년 기념사업회 상황실을 설치하고, 화성행궁지 발굴허가를 신청하여 화성의 중심 건물인 행궁 복원의 기초를 놓기 시작했다. 1996년에는 화성행궁 복원 기공식을 거행했고, 더 나아가 사적 제3호인 ‘수원성곽’을 사적 제122호인 창덕궁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을 신청했다.



그렇지만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가 수원화성을 실사한 뒤 집행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 내용은 “세계유산 가치는 있으나 성내 거주지역이 근접해 있어 보존이 어렵다.”는 것이었다.

사태의 심각성을 알아차린 심재덕 전 시장은 1997년 6월 23일 문화계장과 연합뉴스 기자를 대동하고 파리로 떠났다. 그만이 할 수 있는 단기필마의 ‘무모함’이었다. 그는 유네스코에 가서 직접 화성 건설의 모든 분야를 기록으로 남긴 『화성성역의궤』 영인본을 보여주면서 보존 대책을 설득하고자 했다.



유네스코 역사상 처음으로 진행된 기초자치단체장의 열정적인 설명에 17명의 집행위원들은 감동했고, 28일 새벽 3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천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1997년 12월 6일 수원화성은 창덕궁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완성된 그림,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수원화성



팔달산(143m)을 중심으로 쌓은 화성(사적 제3호)은 총길이가 5,7km에 달한다. 화성은 단순한 하나의 '성'이 아니다. 역사적 의미와 함께 건축학적으로도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화성의 축성은 정조의 한과 효심에서 비롯됐다. 수원을 자신이 이상으로 꿈꾸는 신도시로 건설하고자 정조 18년 정월부터 20년 9월까지 성곽을 축성했다.



수원화성은 조선 성곽제도의 최고 완성형이다. 한국성곽 발달사에서도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유 중에도 군사시설이론을 잘 배합시킨 독특한 성으로서 방어적 기능이 뛰어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약 6km에 달하는 성벽 안에는 4개의 성문이 있으며 모든 건조물이 각기 모양과 디자인이 다른 다양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화성은 첫째, 중국의 성제는 물론 수천 년 이어져온 우리나라 성제의 장점이 모두 채택된 군사시설물이다. 총과 포에 대비하고 그것을 이용하여 적을 방어하는 시설물인 것이다. 둘째, 화성은 그 시설물의 용도가 각기 다르고 그 건축미 또한 다양하면서 아름답다. 축성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당대 최고의 건축가와 예술가들, 그리고 18세기 조선의 과학적 지식과 기술이 총동원되었다. 셋째, 서쪽은 팔달산에 의지하여 산성을, 동쪽은 자연구릉을 그대로 활용하고 북쪽과 남쪽에는 평지에 성을 쌓았다. 자 연지형을 그대로 이용한 것이다. 넷째, 화성은 단지 성곽시설물이 아니라 신도시 전체를 가리키는 개념이다.



화성은 성곽과 관청·상가·민가·도로 등의 도시상업기반시설, 저수·둔전등의 산업기반시설, 인공 연못·나무심기 등의 도시조경적 시설 등을 총망라하는 ‘계획된 신도시’의 개념인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화성성역의궤』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도시를 건설하고 남긴 공사보고서가 문화유산으로 남겨져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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