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호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빨간 그 맛 - 수원의 떡볶이 마실



이 멋진 도시에는 다양한 문화가 있고, 아름다운 경관이 있고, 맛있는떡볶이가 있다. 수원에서만 맛볼 수 있는 떡볶이 세 접시를 골랐다. 글·사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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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이네 떡볶이

밖으로 난 매대에서 떡볶이 한 접시를 주문하고 들어선다. 혼자 앉기 좋은 자리부터 여섯 명 자리까지, 아담한 가게 안에 테이블이 알차다. 먼저 나오는 건 짭조름한 어묵 국물과 단무지. 요즘엔 단무지를 내주는 가게가 적으니 이런 작은 성의가 더 기쁘다. 

주홍빛의 통통한 떡볶이는 맵지 않고 ‘단짠’의 균형을 잘 갖췄다. 무엇보다 말랑한 떡. 맵지 않은 양념도, 탱글탱글하고 도톰한 밀떡도 오랜만이다. 향수에 젖는 사이에 혼자 들어온 손님이 떡볶이 양념을 묻힌 달걀과 어묵 한 꼬치를 먹고 금세 일어선다. 그녀의 소박한 접시에 왠지 모를 동경심이 일어 벽에 붙은 메뉴를 다시 본다. 삶은 달걀 500원. 기차역 앞에이보다 가뿐한 한 끼가 또 없다.

A.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매산로 2

O. 매일 10:30~22:30

 I. 떡볶이 3,000원, 삶은 달걀 500원(현금 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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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매운오뎅

떡볶이를 먹으러 왔지만, 가게 이름을 보니 어묵을 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빨간 어묵 한 꼬치와 국물 한 컵. 국물은 맵지 않은 쪽의 것을 받았다. 접시를 들고 가게 안쪽으로 들어가 넓은 좌석 중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았다. 옆자리 손님은 매운 어묵에 테이블에 놓인 매운 양념을 바른다. 어묵 한 입으로 입술이 화끈거리니 따라 하는 건 관두기로 했다. 어묵 국물 덕에 매운맛이 오래 남지 않아 꼬치 하나는 금세 해치운다. 딱 맞춰 새빨간 떡볶이가 왔다. 입안에 퍼지는 매콤한 향과 맛은 프랜차이즈의 매운 떡볶이와는 결이 다르다. 좀더 ‘시장’답다고 해야 할까. 떡볶이에 들어간 통통한 어묵의 식감이 쫄깃한 쌀떡과 어우러져 입에 착 붙는다.

A. 경기 수원시 팔달구 중부대로3번길 15

O. 화~일 09:00~21:00 월 휴무

 I. 떡볶이 3,000원, 매운 어묵 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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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네 분식

‘밀반쌀반’ 떡볶이라니, 짬짜면 이후로 이보다 더 반가운 메뉴가 있을까. 게다가 접시 가득 담겨 나오는 떡볶이는 한 접시에 2000원. 초등학생 손님이 많은 가게의 푸근함이 느껴진다. 손과 입을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진한 떡볶이의 맛에 열중할 때, 땀을 잔뜩 흘린 아이 셋이 들어와 주문한다. 아이들이 받아든 슬러시를 힐끔거리다 콜라맛 슬러시와 떡꼬치를 추가로 주문했다. ‘호록’ 하는 소리와 머릿속이 얼어붙는 느낌까지 모두 추억의 맛이다. 그사이에 가래떡을 길게 잘라 두툼한 튀김옷을 입힌 떡꼬치가 나온다. 색은 빨갛지만 먹어보면 달큰한 마성의 떡꼬치 양념과 함께. 틀림없이 저 아이들에게도 추억이 될 맛이다.

A. 경기 수원시 권선구 권광로 89

O. 월~토 10:30~20:00(마감 시간은 전화로 문의) 일 휴무

 I. 떡볶이 2,000원, 황보네 김밥 1,500원, 떡꼬치 1,000원(현금 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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