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호 지동, 아트포라 그곳에 가면 - 금속공예가 정윤교 작가


예스러움이 머물다 간 곳에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졌다. 나무를 갈고 물감을 칠하는 투박한 손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곳. 전통시장 속 예술가들만의 작은 공간에서는 매일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듯하다. 전통과 현대 그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글 김영은 사진 제공 수원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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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러움이 머물다 간 곳에 새로운 공간이 만들어졌다. 나무를 갈고 물감을 칠하는 투박한 손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곳. 전통시장 속 예술가들만의 작은 공간에서는 매일 재미있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 듯하다. 전통과 현대 그 사이에서 만들어지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안녕하세요. 먼저 작가님 소개를 부탁드려요.

금속공예 하는 정윤교입니다. 저는 금속에 내재된 특성에 대해 고민하고 그 고유한 성질을 아름답게 드러내고 싶어서 손, 마음, 재료가 함께하는 수공예 작품을 만들고 있어요. 주로 귀금속을 재료로 사용하며 이 중에서도 은을 주 소재로 하여 작품 제작을 하고 있죠.



 



금속공예 작가로서 느끼는 금속공예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금속이라는 소재의 성형 및 제작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다는 특성이 있어요. 이런 점에서 저는 도전의식을 가지게 되었고, 그 이후부터 금속 조형의 표현 방법에 대해 심도 있게 연구해왔어요. 그중에서도 저는 금속의 ‘성형’ 과정이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져요.

 



금속 ‘성형’ 과정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판금 작업이라고도 하는데, 금속의 직선적 요소이자 1, 2차원의 형상인 ‘선재’와 ‘사각 판재’를 3차원의 형상으로 변형하는 과정에서, 제 의도로 열과 물리적 압력을 가하면 직선과 곡선이 새롭게 생성되며 변해요. 이런 과정에서 즐거움과 희열을 느껴요.



 



평소 작품 활동을 할 때,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자연이 주는 이미지를 온전히 담아내는 것에서부터 작업이 시작돼요. 저는 자연의 본질적인 힘을 모방하면서, ‘무위자연’을 존중하는 창조적인 작업을 지향하거든요. 자연을 향한 절대적인 모방이 아니라 조화, 절제, 함축 등이 적절한 균형 속에서 이루어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죠. 또한, 이 과정에서 공예는 실용이라는 측면을 배제할 수 없는데, 이는 심미성을 앞세운 미술품임과 동시에 생활에서도 사용하는 사물이기 때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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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은 금속공예과를 졸업하신 후 바로 공예가로 활동하신 건가요?

네. 금속공예를 전공하고 대학원을 마친 이후부터 작가 활동을 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작가로서 활동 초기에 어려움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작가 전향 초반에는 금전적인 부분이 좀 어려웠습니다. 전공을 살리며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도록 플리마켓과 온라인 마켓 등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동시에 개인 작품 활동도 게을리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고요. 현재는 작가들에게 작업 공간 확보에 대한 부담을 덜고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아트포라에 입주하여, 다양한 지원을 받으며 활동하고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아트포라에 입주한 후 작업적 변화가 있었나요?

작업의 접근 방식이 달라진 것이 가장 큰 변화 같아요. 원래 촛대, 접시, 조명 같은 큰 기물과 옻칠 작업을 주로 해왔는데, 다른 작가님과 공간을 공유하는 아트포라의 구조 특성상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장신구 위주의 작업을 하고 있어요.





현재 지동 아트포라에서 ‘은반지 만들기 체험’ 원데이클래스를 운영하고 계시죠. 클래스를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수강생이 있으셨나요?

수강생 대부분이 금속공예를 처음 배우시는 분들이다 보니, 톱질이나 땜질을 할 때 금속공예 도구를 생소해하거나 다루기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도 끝까지 본인이 다 하고 싶다며 제게 말로만 설명해달라고 하시던 분이 있었어요. 결국 모든 과정을 혼자 하시고 작품을 만들어 가신 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아트포라는 현재 여섯 분의 작가님이 공간을 공유하고 있죠. 그중에서 작가님의 작업실을 한 단어로 표현해주세요.

천국. 제가 10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모아온 도구들과 제 능력 안에서창작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준비되어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에요. 아직도 작업실 문을 열 때마다 설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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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동 아트포라에서는 입주 작가들의 작품을 2층 갤러리에서 상시 전시하고 있어 언제든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원데이클래스 역시 상시로 진행 중이니 관심이 있다면 해당 작가에게 직접 연락하여 체험 활동이 가능하다.

그리고 오는 9~10월의 일요일에는 지동시장 옆 지동교에서 작가들의 플리마켓을 진행하며, 11월 말 즈음에는 화성행궁 옆 행궁길갤러리에서 정기 전시회가 예정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12월에는 서울 코엑스에서 ‘K-핸드메이드페어’에 참가하는 등 아트포라의 작가들은 2019년 하반기에도 작품 활동으로 바쁘게 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모든 아트포라의 사업에서는 정윤교 작가를 비롯한 여섯 명의 입주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구매도 가능하니,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 창작 공간과 젊은 예술작가들에게 따뜻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아트포라가 더욱 예술적으로 깊어지고 성숙해지는 공간이 되길, 그리고 그곳에서 작가들이 더욱 단단히 여물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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