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호 소소한 만남 2 생존 그리고 환경에 대한 물음 - 윤수연 작가


기후위기, 물의 전쟁, 식량도시, 환경과 재생… 윤수연 작가는 인류에게 찾아올 위기에 관한 이야기로 강연과 프로젝트, 전시를 통해 끊임없이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코로나19라는 위기상황 속 ‘생존 매뉴얼’이라는 키워드를 들었으니 눈길이 갈 수밖에. 작년 지역문화자원 기획지원사업 에 선정되어 ‘슬기로운 격리생활’ 프로젝트를 선보였으며 현재 공공예술프로젝트 ‘기후시민3.5’로 기후위기에 대해 다루고 있다.



 



Writer 김민주 기획홍보팀 주임 Editor 편집실



 



소소한 만남2



 



 



윤수연 작가님의 프로젝트 에 눈길이 갔어요. 



만나서 반가워요. 말씀해주신 은 코 로나19와 같은 불가항력의 위기상황을 계기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각 종 재난과 시스템의 붕괴를 마주한 개인이 각자의 공간 안에서 구현 가능 한 다양한 생존 아이디어를 예술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격리생활 안내서’ 라고 보시면 좋을 듯해요. 무거운 개념의 거창한 예술프로젝트와는 구별 되는,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필수 지참해야 할지 모를 ‘생존 매뉴얼 온라 인 소책자’ 정도라고 할까요?



 



존 매뉴얼이라는 말이 참 재밌네요. 좀 더 듣고 싶어요.



프로젝트 중에 '춤추는 숲' 영상 그리고 '오-다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가 좋겠어요. '춤추는 숲'은 공기청정기가 생필품이 되고 실내 산소 발생기와 에어캔까지 등장하는 최근의 현상에 주목해 복잡한 기기를 대 신하는 ‘식물의 공기정화 현장’을 담았습니다. 버려진 화초나 참여자들이 제공한 다양한 식물들을 재배치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식물의 움직임 을 더한 스틸 영상 작업입니다. '오-다프로젝트'는 개인과 소비를 주제 로 그동안 조금씩 수집해왔던 ‘오래쓰고 다시쓰는’ 물건의 사례들을 사진 으로 기록한 한 파일럿 프로젝트입니다. 그러니까 덜소비가 몸에 밴 주 변 어르신들의 오래된 물건과 MZ세대 청년들의 잇템을 연결하는 구조의 작업이었어요. 에서는 기록 위주의 작업을 진행했고, 이후 다양한 방법으로 프로젝트를 확장, 현재까지 온·오프라인을 통해 시민들과 공유 하고 있으며 같은 주제를 지역별로 구분해 전국적으로 확대 중입니다.



 



특히 작가님의 작업에는 ‘물’이라는 요소가 자주 등장하네요.



'워터트랜스(빗물정화시스템)’같은 작업이 그래요. 물은 생존에 있어 가장 중요하기도 하고, 물이 누구에 의해 어떠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막연한 상황에서 극단적인 재난이 닥쳤을 때 개인이 감당해야 하는 부분은 이미 우리의 상상 한계치를 넘어섰어요. 몇 년 전 미국 미시 간주 플린트의 상수도 대란과 지난해 미국 텍사스의 혹한 이후 전기료 폭 탄 사건을 참고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자택의 지하수를 파서 사용하다 피 고가 되거나 옥상의 빗물을 받아 사용하다 국가로부터 처벌받는 믿기 힘 든 일들을 배경으로 제작한 것이 빗물정화시스템입니다. 빗물과 태양으 로 물을 정화해 식수를 만드는 DIY 작업은 대표적인 공유재인 물과 그 소 유와 지배시스템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 거죠



 



요즘 예술계에도 환경과 재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어요. 작가님 활동에서 빼놓을 수 없고요.



환경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현재와 미래겠죠. 다만 그것이 너무 급작스러운 위기상황으로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 좀 당황스러울 뿐입니 다. 그저 눈 뜨면 시작되는 일상이자 누구나의 과제이기 때문에 지난 8년간 이러한 대상들이 저의 작업에 등장하게 된 것은 특별한 영향이라기보 다 일상적인 관찰과 호기심의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해요.



 



오, 그 ‘당연한’ 결과물들이 어떤 거죠?



예를 들어 ‘업사이클 작업대 ’에서 환경굿즈를 만들었어요. 전시 와 작업은 작가들에게 중요한 일이지만, 단순히 ’전시’만 생각하면 이를 위해 생산되는 어마어마한 쓰레기와 잉여물에 대해 외면하고 싶은 죄책 감은 어쩔 수 없는 몫으로 남아있으니까요. ‘그렇다면 대안은?’을 고민하 던 중 ‘분리수거’와 ‘재활용’으로 타협을 시도해 본 것이 이에요. 이 작업은 작가 한 분에게 의뢰해 텀블러, 편지봉투, 마우스패드 등 모든 것을 손으로 제작했는데, 이는 준비부터 완성까지 소요된 작가의 노동을 최저시급을 적용해 굿즈의 가격을 산정해 보기 위함입니다. 물론 가격은 구매 불가 수준으로 상상에 맡기는 것으로 대신하겠습니다(웃음).



 



환경과 예술이 어떤 방식으로 함께 나아가야 할까요?



예술과 환경, 이렇게 보면 좀 생뚱맞은 것 같기도 하고 매우 ‘언트랜디 untrendy’한 조합일 수 있어요. 하지만 현재 인류 전체에 평등하게 부여된 환 경위기 상황이 바로 예술의 발상과 역할이 더욱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 일 것이라 확신해요. 더 많은 사람을 초대하고 절대다수의 관객과 무제한 데이터 제공을 선택한 예술이라면 거추장스러운 개념과 불필요한 장식 의 무게를 덜어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자신에게 반복적으로 던져 봅니다.



 



작가님의 작품이 보는 이로 하여금 어떻게 전달되길 바라세요?



불 끄고 자리에 누웠을 때 불현듯 생각나는, 이게 좋겠네요.



 



 



윤수연 PROFILE



2003.    레즐리 대학교 학사



2008.    예일대학교 석사



2009.    NEW HAVEN, NO HAVEN_인사아트센터 전시



2014.    WATER VODIES_INKO센터 전시



2016.    SAVE EARTH/COMING fOREST_UN HQ 전시



2016.    준비족 연대기_DDP 전시



2020.    도도링크 슬기로운 격리생활 프로젝트



2020.    기후시민 3.5_아르코 온라인 전시



2020.    1/비상행동_CHAOSMOS: 새로운질서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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