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호 즐거운 수다1 - 조금 다른 시선, ‘공감’을 통해 세상 다시 들여다보기 / Dan Hori


즐거운수다1



조금 다른 시선, ‘공감’을 통해 세상 다시 들여다보기



 



수원시가 시민들의 인권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시민들이 일상생활에서 경험한 인권 이야기를 웹툰으로 제작해 4월 29일 첫 편을 공개했다.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수원시×단호리의 인권탐구일기’는 수원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예술인 단호리 작가의 따뜻한 그림과 글로 풀어낸다.



 



Writer 강일서 Photo 김오늘 data 단호리



 



즐거운수다1



즐거운수다1



 



행궁동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은 그림들



그의 작가 생활은 2014년 가을부터였다. 동네 풍 경을 그리는 ‘길드로잉’을 주로 했으며, 홀로 런던 여행을 다녀와서 여행기를 쓰기도 했다. 수원을 주제로 서북각루와 신풍동의 정겨운 가게들을 그 린 것이 시작이었다. 단호리 작가는 행궁동을 유 독 좋아했고, 그래서 작업실도 행궁동에 두었으 며, 오랫동안 동네를 주로 그렸다. 문화재가 삶 속 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점이 특별하다는 그는 화성행궁 광장에 모여서 자전거를 타고 연 날리 는 모습이나, 한국은행 앞 버스정류장에서 보이 는 서북공심돈이 일상인 삶, 200년 전 나랏님이 행차하셨던 장안문을 지금은 누구나 지나갈 수 있고,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장엄한 모습에 감탄 사가 절로 나온다고 말했다.



“행궁동을 좋아해서 동네 곳곳을 꾸준히 그려왔 더니 뜻하지 않게 변화하는 행궁동을 기록하게 되어 묘한 기분이 들었어요.” 그러다 몇 년 전 그는 수원시정연구원에서 주최 한 스토리텔링 공모전에서 수상하게 됐다. 수원 역 차이나타운에서부터 교동, 행궁동으로 작업실 을 옮겨 다니며 그렸던 동네 그림과 글을 엮어 쓴 이야기였다. 그때 최우수상 팀이었던 수원시평생 학습관 시민기획단에서 수원문화재단과 같이 토 크콘서트를 기획하고 있었고, 마침 단호리 작가 의 작업물을 보고 전시를 제안하면서 수원 곳곳 을 그린 그림을 모아 전시를 진행했다.



그러면서 때때로 SNS에 그린 그림들을 올려두곤 했는데, 그 덕에 수원시 공공미술 프로젝트에도 참여하게 됐다. ‘미술로 잇다’를 주제로 동 별 팀을 이뤄 작업했는데 그는 행궁동을 담당하게 됐고, 단호 리 작가는 신풍동에서 북수동으로 작업실을 옮기 면서 그 이야기를 웹툰스러운 그림일기처럼 작업 했다. 그것이 웹툰을 연재한 계기가 됐고, 올 초에 수원시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마치고 결과보고전 까지 진행했다. “웹툰은 공공미술 프로젝트 담당자님께서 먼저 제안을 주셨어요. 수원시에서 인권 관련 웹툰을 연재할 작가를 찾고 있는데 저를 추천하고 싶다 고 하셨어요. 그래서 후보로 올라갔다가 최종 작 업자로 선정되어 연재하게 되었어요.”



 



즐거운수다1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



‘수원시×단호리의 인권탐구일기’ 웹툰은 오는 11월까지 총 4편이 연재된다. 먼저 1화에서는 ‘코 로나19, 같은 위기 다른 세상’이란 제목으로 사회 적 재난으로 인해 어려움을 경험하게 되면서 그 동안 소홀했던 사회적 약자의 현실과 불평등에 관심을 갖게 되는 일상을 다뤘다. 인간으로서 당 연히 가지는 기본적 권리를 의미하는 ‘인권’을 주 제로 웹툰을 만드는 게 쉽지는 않았다. 단호리 작 가는 더 많은 생각을 했고, 인권이라는 것이 워낙 무거운 주제다 보니 어떻게 해야 읽는 사람이 이 주제에 공감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당장 저부터도 ‘인권’이라고 하면 남 이야기 같 고 어렵게 느껴졌는데, 작업하면 할수록 그냥 평 범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일 뿐이더라고 요. 남들과 다르다고 낯설게 보지 않고, 남들처럼 사소한 것에 불편함 느끼지 않고 살아가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요.”



그래서 그는 정말 일상적인 느낌으로 풀어보고 싶었고, 어떻게 해야 평범한 사람들이 이 이야기 에 귀 기울여 줄까 생각했다. 작가 역시 그랬고, 다른 사람들도 자기가 경험한 것에 대해 더 깊게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며, 최근 가장 큰 이슈인 코로나19를 떠올리게 됐다.



“코로나19로 인한 ‘힘듦’에 관해 이야기하면 공감 대를 이루는 것이 좀 더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렇게 평범한 나도 이 상황이 힘든데, 사회 적 약자는 얼마나 더 힘들까? 내가 겪고 있는 이 괴로움이 누군가에겐 기본값이라면?’과 같은 화 두를 던지면 좀 더 많은 분이 관심 가져주시지 않 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어요.



” 이렇게 웹툰 1편은 코로나19를 겪은 어려움으로 인해 사회적 약자와 공감대를 형성하는 이야기로 시작했으며, 2편은 이주민에 관한 이야기를 계획 하고 있다. 2편은 6월 말에서 7월 초에 업로드할 예정이다. 3편과 4편은 장애인, 노숙인, 노동자 등 여러 주제를 놓고 협의하고 있으며, 아직 결정되 지는 않았다.



 



편안하게 다가가 즐거움을 주고 싶은 바람



단호리 작가는 처음 1화를 완성하는데, 3월에 시 작해 구상에서 완성까지 1달 반 정도 걸렸다. 지 금 2화가 한창 진행 중이며, 먼저 수원시에서 이 주민과 인터뷰를 하고 작가가 그것을 듣고 이야 기를 구성한다. 담당자와 콘티에 대해 상의하고 여러 번 피드백 후 작업에 들어간다. 그가 웹툰을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현장에서 느낀 시 각을 작품과 일치화하는 것인데, 이번에 이주민 의 이야기를 준비하면서 단호리 작가 자신도 편 견이 있었다고 한다.



“저도 모르게 보통 이주 여성이라면 동남아 출신 여성이 결혼을 위해 이주했다는 편견이 있었습 니다. 그런데 시에서 인터뷰 중인 분은 오래전에 한국에 유학 온 미얀마 분으로 영어 선생님으로 일하다가 남편분을 만나 연애하고 결혼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도 저처럼 평범한 일반 인들의 모습을 통해 공감대를 만들어 보려고 합 니다.”



그는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작품을 만들어 힘든 하루였지만, 자신의 그림을 보는 순간만큼 은 쉬는 것 같고 즐거워한다면 자신의 작품이 가 치 있게 느껴질 것 같다고 한다. 7살부터 수원에 터를 잡은 단호리 작가는 장안구에 사는 수원 시 민이자 청년예술인이다. 현재 그는 광고대행사에 서 광고디자이너로 직장생활을 하며, 주말에 작 가 활동을 하고 있다. 직장인과 작가 생활을 병행 하기는 쉽지 않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이 그 신풍동의 정겨운 가게(성곽청국장) / 2014년 한국은행 앞 버스정류장에서 본 풍경 / 2018년 성곽길 느티나무 / 2017년 수원시 공공미술 프로젝트 표지 / 2020년 림을 그리고 있다. 행리단길이 되기 전부터 좋아 하던 동네를 꾸준히 그리다 보니 시간이 흘러 이 야기가 생겼고, 그래서인지 행궁동에 대해 더 애 틋함을 드러냈다. “노후된 주택과 젊은 감각의 가 게가 공존하는 동네, 가지각색의 분위기가 모인 동네인데 희한하게 그 모든 요소가 한국적이라는 점, 그런 것에서 영감을 얻어요. 앞으로 직장생활 에서 겪는 고단한 하루나, 바람 잘 날 없는 세 자 매로 살아가는 이야기, 17년 지기 친구와 작업실 에서 지지고 볶는 유쾌한 순간 등 생활감 넘치는 일상을 그려나가고 싶어요.”



이 동네가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지 궁금하다며, 그는 더 다양한 이야기를 구상 중이다. 평소 말 솜씨가 없어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게 쉽지 않은데, 그런 것들을 그림으로 풀어내면서, ‘나’ 라는 사람을 표현한다는 단호리 작가. 그의 일상 속에 녹아든 수원의 모습을 또 어떻게 그려질지 다음 이야기가 기대된다. 단호리 작가가 참여한 웹툰 ‘수원시×단호리의 인권탐구일기’는 수원시 홈페이지 내 시민참여 인권교육 코너에서 만날 수 있다.



즐거운수다1



 





 



댓글달기_글자수 500자로 제한되며 욕설, 비방글 삭제됩니다.

댓글입력
  • 댓글 내용이 없습니다 ..



수원문화재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