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호 문화탐방 1-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 x 수원화성문화제; 두 축제의 정체성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 x 수원화성문화제; 두 축제의 정체성



Writer 정보라 축전x문화제 홍보담당자



 



<2021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의 핵심 ‘의궤’와 ‘기록’



‘수원화성문화제’ 올해로 58회를 맞이하는 만큼 인지도도 높고, 규모 면에서도 손꼽히는 우리나라 대표 문화관광축제다. 수원화성문화제는 그 명칭에 드러나듯 대규모 문화역사자원인 ‘수원화성’을 중심으로 한 축제로, 그간 수원화성과 정조대왕의 문화적 가치를 전파하고 되새기고자 노력해왔고, 시민의 삶의 터전인 수원화성에 초점을 맞추어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를 지향해왔다.



이렇듯 그동안 수원화성문화제를 통해 수원화성이 지닌 가치를 널리 알리고 계승하고자 했다면, 이번에서는 수원화성의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에 좀 더 초점을 맞추었다고 할 수 있다. 수원화성이 일찍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된 배경, 세계인이 인정하는 객관적이고도 독보적인 가치를 보다 깊이 있게 살피고 이를 공유하는 것이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이 지향하는 바다. 즉,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은 기존의 수원화성문화제의 목적과 의미를 공유하면서도 보다 아카데믹한 측면 에서, 객관적인 역사기록에 좀 더 초점을 맞추어 수원화성에 깃든 숨은 의미들을 발견하는 데 집중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에서는 ‘의궤’라는 역사적 기록을 조명한다. 의궤는 수많은 풍파 속에서도 수원화성이 원형과 가까운 모습을 지니고 있을 수 있는 원천이다. 조선 후기의 성곽건축부터 왕실행사와 의식주, 문화예술까지 폭넓고 상세한 기록을 담고 있는 이 의궤를 통해, 우리는 21세기에 200년보다 더 오래된 기억을 되짚어보고 계속해서 지켜가야 할 가치를 찾아낼 수 있다.



 



역사적 기록의 의미를 담은 새로운 시도



앞서 말했듯이 이번 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수원화성과 그 역사에 관한 기록, 바로 ‘의궤’다. 수원화성과 관련된 의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수원화성 축성 에 관한 보고서인 ‘화성성역의궤’, 정조대왕의 화성행차와 그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에 관해 기록 한 ‘원행을묘정리의궤’가 바로 그것이다. 거기에 하나를 덧붙이자면 프랑스에서 소장하고 있는 ‘한글본 정리의궤’가 있는데, 위의 두 가지 의궤를 한글로 옮겨 적고 삽화에 채색해 더욱 보기 쉽도록 정리한 편집본이다. 은 수원화성과 그 역사적 기록에 초점을 맞추어, 전문가와 함께 의궤 속 이야기 나눠보는 토크콘서트와 의궤 속 그림을 디지털로 표현한 미디어월 전시 등의 프로그램 준비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축전의 주제를 행사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사전 콘텐츠들을 통해 서 가시적으로 드러내고자 시도하고 있다. 그중 몇 가지를 소개해본다.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 x 수원화성문화제; 두 축제의 정체성



※ 해당 축제나 행사의 기간, 프로그램 등은 코로나19를 비롯해 상황에 따라 내용이 변경되거나 취소될 수 있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양해 부탁드립니다.



 



먼저 축제의 메인 이미지인 포스터에 관한 이야기다. 이번 포스터는 의궤 속 이미지들을 활용하여 실제로 존재하는 역사적 기록을 재구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전에 수원화성문화제 포스터에서는 축제의 근간인 수원화성, 정조대왕, 그리고 시민을 중심으로 한 수 원화성 건축물의 아름다움, 효와 애민사상 등 정신적 가치, 축제의 즐거움 등을 다양하게 표현해 왔지만, 의궤 기록 속 이미지를 직접 차용한 것은 이번이 첫 시도였다. 이런 시도는 이미 문화관광축제로 자리 잡은 <수원화성문화제>와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이 어떻게 다른지, 문화제와 구별되는 축전의 특성을 좀 더 잘 보여주기 위함이기도 하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 포스터는 의궤에 묘사된 건축물, 기물, 문양 등을 오브제로 삼았다. 거기에 덧붙여서 선별된 오브제들을 그려내는 방식에도 의미를 담고자 했고, 그렇게 선택된 작업 방식이 바로 ‘자수’였다. 자수는 오랜 예술의 형태인 동시에 기록의 한 방식이었다. 수원화성에 관한 역사 적인 기록을 자수라는 유구한 예술로 재현하고 다시 기록한다는 의미를 담아내고자 했으며, 기계자수를 활용해 작업하는 고주연 작가와 만나 기획한 대로 이번 포스터를 작업할 수 있었다.



 



시행착오 끝에 만난 색다른 결과물



이렇게 의궤 속기록을 재구성하며 포스터를 만들어내는 과정 중에는 예상치 못한 에피소드1)들도 있었다. 그중 의궤 삽화 속 물건의 명칭과 용도를 알아내는 과정에서 생긴 이야기를 꺼내보고자 한다. 의궤 속 에는 여러 기물에 관한 명칭이 한자로 쓰여 있고, 그 용도가 상세히 기재되어 있지는 않다. 예를 들면 연회 에서 쓰이는 물건인 경우, 연회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 나오고 그 뒤에 해당 연회에서 사용되는 기물들을 이름과 함께 나열하는 방식으로 기록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그 물건이 정확히 무엇인지 해석하기가 쉽 지 않았다. 보이는 그대로인 물건일 때도 있지만, 앞뒤 그림을 통해 추측하고 관련 연구자료를 찾아봐야 알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사실 처음에는 디지털 번역기를 통해서 한자 번역을 시도했는데, 도저히 해석이 안 되는 것들이 있어 난처했다. 알고 보니, 옛 기록인 터라 글자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여 있어 이미지 번역에서는 거꾸로 글자를 번역했던 것이었다. 그 실제 예로 [그림2]의 ‘삼한’이라 적힌 물건은 마치 색동 복주머니처럼 생겼는데, 처음에는 정체를 알 수 없었지만, 의궤를 분석한 연구자료를 찾아보니 그 이름이 사실은 ‘한삼’으로, 춤출 때 팔에 끼우는 긴 소매였다. 또한 [그림3]의 준화상은 다과나 술을 올리는 주안상 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연회 때 꽃을 꽂는 화병을 올려놓는 상이었다. 이렇듯 의궤 속 기물의 정체를 알아내는 것도 이번 포스터 작업의 일환이었다.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 x 수원화성문화제; 두 축제의 정체성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 x 수원화성문화제; 두 축제의 정체성



1) 포스터에 관한 이야기는 인인화락 블로그 내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 포스터 소개글을 통해 더 자세히 알아보실 수 있습니다.



 



또한 자수로 포스터를 만드는 작업방식도 완전히 새로운 시도였기 때문에 이와 관련해서도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었다. 이번 포스터는 밑그림을 그린 후에 그 위에 자수작업을 진행하고 스캔하는 방식으로 완성 되는데, 이 스캔 작업물에서 이슈가 발생했다. 처음에는 포스터를 A1 크기로 작업하고 가장 좋은 화질의 스캐너로 스캔작업을 했는데, 그러다 보니 화소가 너무 곱고 화질이 좋아서 자수 특유의 질감이 잘 살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다. 한 땀 한 땀이 너무 고와서 이미지상으로는 자수처럼 잘 보이지 않았다. 아날로그 적인 자수 작업물을 디지털로 변환해야 하다 보니 특유의 질감을 잘 살리는 것이 매우 중요했고, 그를 위해서는 자수 실물 이미지의 크기와 스캐너 화소의 선택이 모두 적절하게 이루어져야 했다. 결국, 작업물 크기를 줄여 다시 자수를 놓고 중간 화소의 스캐너로 재작업을 한 끝에, 지금같이 보이는 결과물을 얻을 수 있었다.



이렇듯 역사적 기록을 기반으로 이번 포스터를 구성하는 일은 기존과는 조금 다른 작업이었다. 의궤 속 건축물, 문양, 기물 이미지를 하나하나 재구성하고 자수로 표현하는 것에 심혈을 기울인, 이번 포스터의 의미가 조금이나마 더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 x 수원화성문화제; 두 축제의 정체성



의궤 등 기록 이야기 콘텐츠의 다양화



세계유산 수원화성에 있어 의궤는 아주 중요한 역사적 기록이지만, 기록유산으로서 의궤의 존재가 아직은 사람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을 앞두고, 수 원화성과 관련된 의궤 및 역사기록 시리즈 콘텐츠를 기획해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SNS 채널에 올리고 있다. 수원화성의 건축물 및 시설물의 현재 모습과 의궤 속 원형의 모습을 비교하는 를 비롯해 포스터 속에 등장하는 오브제들이 어디서 발췌되었는지, 또 어떤 물건이었는지를 설명해주는 단 편 콘텐츠 와 장편 콘텐츠 , 1800년대 간행된 ‘일득 록’을 기반으로 한 정조대왕의 어록을 소개하는 등이 이러한 시리즈 콘텐츠들이다.



가끔은 고루하고 어렵게 생각되는 역사기록을 짧은 이야기 콘텐츠를 통해 가볍게 접함으로써 더욱 많은 사람들이 수원화성 의궤와 기록의 존재를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수원화성을 한 번 더 바라보고, 이토록 다채로운 면모를 가진 세계유산 수원화성이 우리 곁에 있다는 뿌듯한 마음을 많은 분과 공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2021 세계유산축전 수원화성



기간 : 2021.10.02. (토) ~ 2021.10.24. (일)



시간 : 11:00 ~ 21:00



장소 : 수원화성 일원 및 온라인



요금 : 무료 및 유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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