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호 즐거운 수다 2 수원시민들의 일상에 공공예술로 낯선 질문을 던지다 _‘도시충;동 예술충;동’ 예술 감독 박찬국 작가


즐거운 수다 2 수원시민들의 일상에 공공예술로 낯선 질문을 던지다  _‘도시충;동 예술충;동’ 예술 감독 박찬국 작가



Writer 정찬영 Photo 주효상



 



‘도시충;동 예술충;동’ 예술 감독 박찬국 작가



수원시민들의 일상에 공공예술로 낯선 질문을 던지다.



‘예술’이라는 단어에는 무언가 낯설고 어려운 이야기가 담겨있는 듯하다. 하지만 어느덧 예술은 흔하게 접하는 건물이나 공원에도 자연스럽게 걸려 있어 우리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다. 공공예술은 이렇듯 너무나 ‘공’적인 영역에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사’적인 이야기를 던져 놓는다. 그렇게 친숙한 일상에 낯선 시선을 던지며, 고독한 질문을 편안한 통속 위에 얹어놓으며, 예술과 일상의 경계선은 점차 희미해져 간다.



 



Q. 수원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에서 진행하는 공공예술실험 교동예술실험단 의 심의위원으로 활동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어서 ‘도시충;동 예술충; 동’ 사업에도 예술감독으로 참여하셨는데, 도시충동 사업이 갖는 특색은 무 엇이 있을까요?



도시 충동; 예술충동;은 수원시가 시도하는 공공예술사업입니다. 실험적이기도 하고 수원의 도시 전반에 관한 탐색 과정의 프로젝트입니다. 올해는 첫 시 도이고 기간도 짧고 코로나 상황이기 때문에 좀 특별한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보통 공공미술에서는 “현장성, 콘텍스트(장소와 사건과 관계의 맥락), 상호작용”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여러 제약 때문에 작가들이 각자의 관심에 따라 수원 곳곳에서 작업하고 그 과정이나 맥락을 웹페이지에 올립니다. 또 교동 곳곳의 가게 안 어딘가에 기생해 전시합니다. 교동 공간과 사람들이 우연히 만나는 것이지요. 전시가 메인이 아니지만 예기치 않은 어떤 사건이 재미를 줄지 기대가 됩니다.



 



Q. 현재 어떤 작품들을 준비 중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작가들이 아직 작품을 만드는 중이라 확실하게 답변을 드릴 수는 없지만, 지 금 수원시를 돌아다니며 우리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것들을 작품에 담아 내고 있어요. 예를 들어 수원시의 비행기 소리와 도시에서 나는 소리들, 빈 곳, 늘 존재하지만 자세히 보지 않았던 식물들, 사라지거나 새로 생겨나는 것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기술과 기후와 같이 예측보다 빠르게 삶을 변화시키고 있 는 이슈들이 생활과 관계를 변화시키는 것, 거기서 발생하는 격차나 소외나 갈등도 관심사이지만 그것이 어떻게 작가들에 의해 드러날지 아직 잘 모릅니 다. 이번에 작가들과는 ‘흥미로운 전달자’라는 목표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Q. 프로젝트의 이름에 왜 ;가 붙을까요?



여러 의미가 있어요. 우선 충동이라는 글씨 사이에 쉼표를 넣어서 ‘도시충, 예술충’이라는 단어를 만들었죠. 요즘 ‘충’이라는 글자를 많이 쓰잖아요. 뭔가에 푹 빠진 사람, 너무 깊이 빠진 사람을 뜻한다고 느꼈고, 그게 도시와 예술에 푹 빠진 사람을 의미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마침표도 쉼표도 아닌 것이 글자 사이에서 한숨을 쉬어가는 느낌도 들 수 있어 색다르다고 느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에서는 움직인다는 의미가 있어서 도시와 예술 사이에 서 움직이는 동적인 에너지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Q. 수원시가 문화 도시로서 가지는 특색이나 강점은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역사가 특별하고 재미난 도시죠. 요즘에는 신도시나 새 로 짓는 아파트가 많은 곳도 주목받고 있죠. 이주민들도 많이 정착하고 있더군요. 생태적인 도시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온 도시이기도 하죠. 농촌의 요소도 꽤 남아있는데 이질적 요소들 안에서 다양성을 포착한다면 큰 강점이 될 것 같아요. 편리한 도시, 서비스 중심의 도시, 보여주기에 급한 도시를 너무 추구하면 특색을 잃고 문화도시에서 멀어지겠죠. 이 다양성을 서로 보살피며 천천히 가면 수원다운 것들이 저절로 드러나게 되겠지요. 저는 교동이나 지동, 서수원의 옛 동네들 안에 수원다운 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Q. 수원시 내에서 소외된 공간에 주목하셨군요. 그래서 이번 작품의 공간을 교동으로 선택하셨나요?



이번 사업의 주요 무대가 꼭 교동은 아닙니다. 대부분 작가가 교동이 아닌 다른 장소들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공공예술은 개인작품 제작과 다르게 작업 과 정이 중요하고 현장이 중요합니다. 교동의 전시는 특별히 기록된 기록형식(도큐먼트)입니다. 교동의 전시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의미는 좀 다른데 이번에는 거기서 전시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어요(웃음). 전시 핑계로 사람도 만나고 거리도 만나고 역사도 만나는 겁니다. 부러 복잡하게 만들었는데 교동 과 새로운 역사를 쌓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전시공간 교섭 때문에 교동의 가게 분들과 만났는데 너무 재밌어하셔서 깜짝 놀랐습니다.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 에 조심스러워했는데 오히려 적극적인 에너지가 새로웠습니다. 짧은 시간이 지만 재미난 접점이 생길 것 같습니다.



 



Q. 공공예술 사업을 여러 번 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공공예술이 갖는 특징 은 무엇이며 작가님이 공공예술을 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공공예술이라는 것이 예전에는 완전히 관공서가 주관하는 국가 예술 사업적 인 느낌이 있었어요. 그래서 예술가들의 색깔보다는 국가가 원하는 방향으로 많이 이루어졌죠. 하지만 요즘에는 뉴장르퍼블릭아트라고 불리는 새로운 장르가 생길 정도로 공공예술의 범위가 확장되었죠. 실제로 사람들은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이 동시에 존재해요. 완전히 나 자신만을 표현하는 예술이라 고 하더라도 일부분은 사회화된 부분이 있고, 아무리 공적인 사업으로 작품을 만들어도 작가의 개인적인 생각이 개입되죠. 저는 이 사이에서 생기는 에너지를 참 좋아해요. 그래서 공공예술을 계속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



 



Q. 도시에 공공예술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도시는 정말 여러 가지 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안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며 또 화합과 긴장 등의 색을 만들어내죠. 그런 것을 공공예술이 보여줄 수 있고, 그러면서 예술이 가지는 낯선 감각을 도시인에게 선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공예술이 도시에 가지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요.



 



Q. 이번 프로젝트 외에 작가님은 어떤 공공예술 작품을 만들어 오셨나요?



주로 우리 삶의 일부지만, 외면받는 장소를 저의 예술적인 표현의 공간으로 삼아왔습니다. 예를 들면 폐교를 이용해 미술 교육을 한다거나(밀머리 미술학교), 기존 마을과 새로 들어선 아파트 주민들과의 갈등 문제를 서로 경험하지 못한 가치를 드러내며 새로운 경험을 공유하는 것으로 풀어가기도 했죠(논아트 밭 아트). 원래 동네 사람들이 관행적으로 농사짓던 논에 오리를 키우면서 뜻밖의 체험, 관찰, 퍼포먼스, 기록, 심지어 무슨 관광 명소처럼 즐기게 만들기도 했죠. 마을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주노동자, 동물, 식물, 낡고 오래된 골목, 너무나 수원공공예술, 도시충동 예술충동 포스터 박찬국 작가의 작업 공간 유명한 광릉숲까지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만나면서 자주자주 흥분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애매하게 비어 있는 도시의 공간들을 좋아합니다. 



 



즐거운 수다 2 수원시민들의 일상에 공공예술로 낯선 질문을 던지다  _‘도시충;동 예술충;동’ 예술 감독 박찬국 작가



 



Q. 사람들과 같이 참여하는 작품을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네. 저는 사람들이 모여서 어떤 관계나 새로움이 생기는 것을 흥미롭게 바라봅니다. 사람은 각자 다른 성격을 지니고 있고, 또 말 한마디를 해도 그 안에 숨겨진 의미와 배경이 천차만별이죠. 일상에서는 그 말들이 대부분 뻔한 이야기로 노출이 되잖아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복잡한 생각과 감정이 녹아들어 있죠. 저는 그 깊이를 알아가면서 서로 소통하고 갈등하며 생기는 에너지를 좋아해요. 그리고 그 에너지가 특히나 도시에는 더 많이 있다고 느끼죠. 더 복잡한 공간이니 더 복잡한 이야기들이 생겨나니까요.



 



Q. 이번 작품을 통해 수원시민들이나 관객들과 소통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작품을 찾아올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 다면요?



A. 코로나로 힘든 시국에 많은 것이 침체되어 있습니다. 이럴 때 예술이 잠시 나마 삶의 활력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평소에 갖지 못했던 생각, 시선, 느낌을 가지며 익숙한 공간을 재미있게 만들고 싶어요. 많이 찾아와서 즐기고 가시면 좋겠습니다.



 





 



박찬국 Profile



약력



2021 도시충;동 예술충;동 예술감독



2014~2021 drp (동대문 옥상낙원) 운영



2018 서울 미디어시티 비엔날레 (kook+)작가



2018 YORK UNIV(YCAR) Summer Institute & public talks (Toronto, CANADA)



2017 문화비축기지(서울) 개원과정 예술감독



2014-2015 광주 전남 혁신도시 공공미술 설치프로젝트 예술감독(한국 문화예술 위원회)



2016 Made in seoul (Centre art contemporain Meymac, France)



2016 전봇대집ASM(Art Spirit Machine) 디렉터(서울 혁신파크)



2015 서울 혁신파크 외부공간 (Play, Innopark. 총괄 디렉터. 서울시)



2011-2012 논아트 밭아트 (nonArt butArt) 프로젝트 (남양주시+경기문화재단)



2009-2011 서울시 아트팩토리 금천예술공장 입주작가



2010 일본 요코하마 BankART Studio 초청 레지던시 (Yokohama.JP)



2002~2010 밀머리 미술학교 운영



 



수상



2016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프로젝트 부문, DRP)



2004 광주 비엔날레 ‘현장상’ 수상(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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