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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호 수원 탐구-무형문화재전수회관, 한옥기술전시관
01. 사라져가는 전통 대 잇는 무형문화재전수회관
하루가 다르게 현대화되어가며 우리 옛것이 사라지는 것이 아쉬운 요즘 수원 시 무형문화재전수회관은 우리의 일상에서 희미해져 가는 문화유산을 보존, 전승, 발전시키기 위해 세워졌다. 또한 무형문화인들이 작품활동에 더욱더 정 진하는 동시에 후진 양성 활동을 펼칠 수 있는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전수회 관은 단청장실, 전시실, 승무와 살풀이춤 연습장과 옥외 시설로 야외공연장과 휴게시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전수회관에는 수원시에 연고를 둔 경기도무형문화재 보유자 2명이 상 주하고, 2명의 보유자가 이용하고 있다. 경기무형문화재 제8호 승무, 살풀이 김복련 보유자와 제28호 김종욱 단청장이 상주하고 있으며, 제14호 김순기 소목장과 제57호 이연욱 불화장이 전시실 등을 무형문화재 전승 교육을 목적 으로 사용하고 있다.
로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김종욱 선생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1978년 불국 사를 시작으로 경복궁, 숭례문, 통도사, 월정사 등 단청과 벽화를 그린 김종욱 선생은 최근 대작으로 ‘아미타후불탱화’, ‘지장보살도’, ‘관세음보살도’ 등 조선 시대 불화를 현대적으로 전승한 작품을 선보이며 단청의 아름다움을 계승하 고 있다. 여기에 수원화성, 경복궁, 남한산성 등 대표 유적의 전통 창호들을 제 작·복원한 소목장 김순기 선생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데 그는 대한민국 최고 의 전통창호 장인으로 인정을 받아 올해 문화유공훈장(옥관)을 수상했다.
이연욱 불화장은 지난 2015년 불화장 무형문화재가 됐다. 불화를 그리는 과 정이 기계화되어가는 가운데 전통적인 불화기법에는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 그는 국내 최초로 황금탱화 기법을 고안해 특허까지 취득하며 우리 전통의 기술을 이어가고 있다.
02. 전통과 오늘의 만남 매년 대가의 초대 개최
무형문화재전수회관은 경기무형문화재 제8호 승무, 살풀이 김복련 선생의 연습장이자 전수 및 이수 공간이기도 하다. 승무와 살풀이춤은 고(故) 운학(雲 鶴) 이동안 선생이 전수한 화성재인청류의 춤으로, 1991년 무형문화재로 지정 돼 옥당 정경파 선생에 이어 송악 김복련 선생이 자신이 갖고 있는 기능과 예 술 혼을 제자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무형문화재전수관이 필요한 이유다. 통 상적으로 무형문화재가 되기까지 전수생-이수자-전승사-보유자(무형문화 재) 과정을 거친다. 이 중 이수자에서 전승사로 넘어가는 과정이 상당히 어려 워 수십 년이 걸리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 때문에 수원 무형문화재전수회관은 보유자들이 마음껏 후학을 양성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전수관은 시민들에게 우리 고유 문화유산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매년 경기도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이 이수자, 전수자들과 함께 공연·체험·전시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대가의 초대’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체험은 진행 하지 못했지만 경기도무형문화재 제8호 살풀이춤뿐만 아니라 비보이, 비트 박스, 창작연희 놀음판 등 전통과 현대를 접목한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을 구 성해 시민들에게 다채로운 즐거움을 전달했다. 또한 전시관에서는 ‘살아있는 문화유산’ 무형문화유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열정을 환기시키고자 작품 25여 점을 구성해 전시를 진행했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하는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을 통해 장인정신을 배우고, 우리 전통 의 깊이 있는 아름다움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무형문화재 전시회관은 ‘대가의 초대’ 행사뿐만 아니라 성인을 대상으로 ‘전통무용의 기 초’를 배울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전수회관이 무형문화를 계승하 는 전국 최고의 무형문화 전당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무형문화재전수회관이 전통문화의 체계적인 보존과 전승을 통해 모든 세대가 무형문화재를 함께 느낄 수 있는 삶의 매개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로 이어지길 바란다.
무형문화재전수회관
03. 역사와 현대기술이 접목된 한옥기술전시관 한옥새움
짙은 회색빛 기와가 얹혀진 고래 등 같은 한옥. 겉모습만 보면 영락없는 옛 한 옥집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한옥에 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는 곳, 바로 한옥 기술전시관 ‘한옥새움’이다. 한옥기술전시관은 우리나라 전통 한옥에 대한 역 사부터 현대기술이 접목된 신한옥까지, 한옥의 과거와 현재를 소개해 한옥의 고유성과 우수성을 알리고자 2017년 9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 성’의 장안문에 지상 2층·지하 1층 규모로 개관했다. 개관 이후 전시관은 가족 단위의 체험프로그램을 비롯한 수원시 문화행사와 협업, 많은 시민이 찾는 공 공한옥 명소로 자리 잡았다.
전시관은 한옥의 종류와 목(木)구조, 지붕 양식, 공포(貢包) 양식 등을 모형과 그림으로 만날 수 있는 ‘전시실’, 한옥모형 만들기, 단청 그리기, 도자기 만들기 등 체험학습을 할 수 있는 ‘체험실’, 전통 건축물 특별 전시와 다양한 한옥 관 련 강의가 진행되는 ‘교육실’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전시관에 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건물 그 자체다. 한옥기술전시관은 건물 자체가 전통 적인 한옥의 양식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한옥 으로 지금 우리 한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옥은 현대화가 진행되면서 조금씩 사라지다 최근 한류 열풍에 힘입어 새롭게 각광 받고 있다. 이러한 관심 속에서 한옥기술전시관은 시민들 이 한옥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신한옥 건축 관련한 정보를 제공하며 한 옥 확산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04.현대인의 주거공간으로서의 한옥 그 가치를 이어가기 위한 프로그램
2020년 한옥기술전시관은 새 이름을 ‘한옥새움’으로 정하고 한옥의 전통성 을 알리는 데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한옥새움은 ‘한옥을 새로운 기술로 현대에 맞게 새로 세움’이라는 의미로, 전통건축문화를 창조적으로 계승해 현 대에 맞는 한옥 사업을 확산하고자 하는 비전이 담겨 있다. 전통한옥이 지닌 고유한 장점도 많지만, 현대생활에는 불편한 점이 많고 접근성과 비용 문제 등으로 대중화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에 전시관은 전통 한옥이 지닌 단 점들을 보완해 현대생활에 맞는 기술을 적용한 신한옥을 건축하기 위해 주력 하고 있다.
개선된 신한옥은 고유의 디자인을 간직함과 동시에 현대인의 공간 이용 패턴 에 맞게 부엌, 욕실, 거실 등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확장해 보다 편리하게 사용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한옥의 설계, 시공에 최신 기술이 접목되어 현재진행 형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전통한옥의 맛과 멋을 누림과 동시에 현대의 주거환경을 반영한 기술 및 성능 개선으로 삶의 질이 한층 높아진 생활이 가 능하다. 이렇듯 한옥이 전통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 세대 로 나아가기 위해 한옥새움은 앞장서고 있다.
앞으로 한옥새움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한옥의 대중화 및 한옥시장의 확 대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현재는 한옥과 건축에 관심 있는 성인을 대상으 로 수준 높은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 ‘한옥배움터’와 ‘3D스케치업’을 개설해 진 행 중이다. ‘한옥배움터’는 한옥의 개념을 이해하고 특성을 파악, 수원시에 지 어진 한옥을 살펴보는 교육 과정이다. 한옥 건축 설계에 대한 기본 강좌부터 한옥의 건축주가 알아야 할 중요한 정보, 시대별 대표적인 한옥의 특성과 사 례 비교까지 학습 가능하다. ‘3D스케치업’은 전통 한옥 보급에 앞장서는 젊은 한옥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한 전문 3D 모델링 교육프로그램이다. 3D 모델링 교육은 보다 전문성 높은 교육으로 평소 한옥과 건축 관련의 종사자 또는 건축 쪽의 장래를 희망하는 건축학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한옥은 우리 고유의 주거문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소중한 자산이다. 우리 전통의 맥을 이어가기 위해 허브가 되고 있는 한옥새움을 필두로 우리 시에 한옥이 계속해서 지어지길 바란다.
한옥기술전시관 ‘한옥새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