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호 소소한 만남-휴먼ICT융합연구센터 조준동


‘만지고 듣는’ 명화 감상



 



휴먼ICT융합연구센터 조준동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하는 데에 그 가치가 있다. 시각장애인이 다양한 감각을 통해 아름다운 명화를 감상하고, 비만 환자는 빛과 진동을 이용한 스마트 식사 속도 안내 시스템을 통해 식습관을 개선하기도 한다. 다양한 기술 융합을 통해 궁극적인 가치를 실현해나가고 있는 휴먼ICT융합연구센터의 조준동 소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시각장애인이 경험하는 세계의 명화



‘별이 빛나는 밤’은 아름다운 밤의 정경을 그린 후기 인상파 미술의 거장 빈센 트 반 고흐의 대표작이다. 고흐가 과거의 기억을 더듬으며 그려낸 밤하늘은 크고 작은 11개의 별로 가득 차 있어 신비감을 더한다.



휴먼ICT융합연구센터에서는 조금은 색다른 ‘별이 빛나는 밤’을 만날 수 있다. 3D프린팅을 이용해 음양이 더해진 입체적으로 만들어진 그림으로, 터치하면 사운드 효과가 나오는데 작은 별은 작은 소리를, 큰 별은 큰 소리를 내며 풍부 한 입체감을 완성한다. 시각장애인들도 ‘별이 빛나는 밤’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구현한 것이다. 고흐의 작품뿐 아니라 앙리 마티스의 ‘춤’과 신사임 당의 ‘초충도’, 김용일의 ‘현수이네 집’ 등도 감상할 수 있다. 촉감과 청각은 물 론 컬러에 어울리는 향을 입혀 다중감각 정보를 제공하고, 오디오 해설이 실 감 나는 미술작품 감상을 돕기도 한다. 휴먼 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 전자공 학, 미디어아트, 사운드 디자인 기술 등 다양한 학문 분야가 참여한 과학기술 인문사회 융합연구의 결과물이다.



일반인도 시각과 촉각, 후각, 청각 등을 이용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다각적 인 예술 체험을 경험할 수 있어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 시각장애인이 예술 작 품을 장벽 없이 감상할 수 있는 도구 ‘블라인드 터치Blind Touch’를 개발한 그 중심에는 조준동 소장이 있다.



“컬러도 하나의 개념이라고 보려고 한 거죠. 컬러를 향기나 사운드, 온도, 촉감 등 다양한 감각 기관으로 표현을 했습니다. 공학적인 개념으로 새로운 코드를 만든 겁니다.”



2015년에 설립된 성균관대 휴먼ICT융합연구센터에서는 시각디자인, 인문, 사회, 경영, 법학, 전자, 컴퓨터, 기계, 생명, 산업, 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 들이 디자인-인문-공학 융합연구를 하고 있다. 사용자에게 행복감을 줄 수 있 는 IoT(사물인터넷) 도구를 개발하며, 특히 삼성서울병원의 암센터 및 헬스케 어학과와 연계된 헬스케어 융합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다. 조 소장은 “기 계에 친화적인 것이 아닌, 사람 친화적인 도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 은 가만히 있고 사물을 통해 인간을 도와주는 개념의 도구라고 볼 수 있다.”라 고 설명했다.



 



인간과 사물, 환경의 연결이 필요한 까닭은



갈수록 ‘감성 ICT정보통신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감성 ICT’란 외부 환경에 의해 인간을 자극했을 때 뇌를 통해 나타나는 신체적인 반응을 인지해 분석 한 정보를 바탕으로, 타 분야의 기술과 융합하여 환경을 개인에게 유용하게조절하거나 개선된 감성 상태를 일으키도록 영향을 미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의미한다. 인간의 감성 이해를 기반으로 한 친화적 솔루션의 필요성이 커짐에 따라, 각 분야의 융합이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조 소장은 2013년 일반대학원 휴먼ICT융합학과를 신설해 공학, 디자인, 인지 과학의 세 가지 학문 분야가 융합된 연구 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체화된 인지’ 를 기반으로 피지컬 아바타가 마치 내 몸의 일부가 되고 몸과 마음, 환경에서 분리되어 있지 않은 형태가 되어 높은 수준의 사용자 경험 및 자기 효능감을 느끼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헬스케어 도구들을 개발했다. 실용적 이면서 독창적인 스마트 케어 제품들을 국제 유수 HCI 학술대회에 발표하기 도 했다. 조 소장은 “인간의 마음은 정서적 연결 관계에 있는 사람 및 사물, 환 경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및 스토리텔링을 중시하는 제품의 서비스가 이루어져야 한다.”라며 “과학과 아트, 두 감성의 만남이 중요 하다. 해외 IT 기업의 CEO들이 대부분 그렇게 조화를 이루었다. 융합연구라고 하는 게 바로 그런 것”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심미성과 유용성, 유희성을 모델로 한 실용적이면서 독창적인 스마트 케어 제품들이 탄생했다. 연인 간 감성 커뮤니케이션 증진을 위한 웨어러블 밴드 및 모바일 앱을 통해서는 압력 센서 터치로 하트 전송에 따라 애정도를 확인하고, 빛과 진동을 이용한 스마트 식사 속도 안내 시스템 을 통해서는 식사 습관 개선뿐 아니라 비만 환자나 다이어트에 유효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거북목 자세 습관 방지를 위한 실시간 피드백 시스템, 어린 이의 채소 섭취 및 가족 상호 작용 촉진을 위한 IoT 식사와 채소 먹기 게임 앱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소소한만남



 



장애인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해



최근 휴먼ICT융합연구센터는 수원문화재단과 의미 있는 업무 협약을 맺었다. 경기도 수원문화재단과 휴먼ICT융합연구센터가 장애인 대상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해 손을 잡은 것. 수원문화재단과 시각장애인 대상 비대면 예술 체험키트 공동개발 중인 조 소장은 “문화예술교육에 있어서 무장애환경을 조 성하는 연구 및 개발에 힘쓰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또한 업무 협약에 따라 관내 장애인의 문화예술사업 확산을 위한 정보공유, 장애인 문화예술교육 접 근성 개선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연구·개발 등을 하게 됐다.



조 소장의 문화예술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다. 휴먼ICT융합학 과를 신설한 2013년부터 ‘융합캡스톤디자인’ 과목을 통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IoT 제품인 장애물을 소리나 진동으로 알려주는 스마트 지팡이, 사람의 감정 을 읽어 온도로 표현해 주는 스마트 안경 등의 IoT 도구들을 개발한 바 있다. “디자인, 인문사회, 공학 전공의 학생들로 프로젝트팀을 구성하여 프로토타입 을 제작해 데모를 전시하는 수업에서 창의적인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학생들을 보고 자신감을 가지게 됐습니다.”



최근 휴먼ICT융합연구센터는 수원문화재단과 의미 있는 업무 협약을 맺었다. 경기도 수원문화재단과 휴먼ICT융합연구센터가 장애인 대상 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해 손을 잡은 것. 수원문화재단과 시각장애인 대상 비대면 예술 체험키트 공동개발 중인 조 소장은 “문화예술교육에 있어서 무장애환경을 조 성하는 연구 및 개발에 힘쓰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또한 업무 협약에 따라 관내 장애인의 문화예술사업 확산을 위한 정보공유, 장애인 문화예술교육 접 근성 개선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연구·개발 등을 하게 됐다. 조 소장의 문화예술 취약계층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다. 휴먼ICT융합학 과를 신설한 2013년부터 ‘융합캡스톤디자인’ 과목을 통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IoT 제품인 장애물을 소리나 진동으로 알려주는 스마트 지팡이, 사람의 감정 을 읽어 온도로 표현해 주는 스마트 안경 등의 IoT 도구들을 개발한 바 있다. “디자인, 인문사회, 공학 전공의 학생들로 프로젝트팀을 구성하여 프로토타입 을 제작해 데모를 전시하는 수업에서 창의적인 작품들을 만들어내는 학생들을 보고 자신감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래서 시각장애인을 위해 어떤 도구를 개발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 생각 하다가 세계적으로도 연구가 미진하고 교육 현장에서도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다중감각을 이용한 예술품 감상’ 분야를 연구하는 것이 시각장애인들에 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지요.”



시각장애인을 위한 탈시각적 예술작품의 제작은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예술작품의 장르를 개척하는 데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깊게 자리 잡았다. IoT의 발달도 예술작품도 이제는 다중감각을 통해 표현하고 인지하 기 위해서 디지털화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 조소장의 설명이다.



 



소소한 만남



 



진정한 소통을 위한 플랫폼을 꿈꾸며



조 소장은 기술을 통해 사람과 사람 간의 ‘소통’을 꿈꾼다고 말한다. 모든 갈등 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기술이 갈등 해소에 일조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각장애인들에게 미술을 접할 수 있게 한 것도 모든 사 람에게는 경험이 필요하다는 맥락과 같이한다.



“제가 골프를 하기 전에는 그 세계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죠. 오히려 좋지 않은 인식이 있었는데, 직접 해보니까 다른 세상인 겁니다. 재충전도 되고, 그로 인 해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더군요. 골프를 쳐봐야 골프가 뭔 지를 알듯이 예술을 접해봐야 예술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겁니다. 경험을 통 해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상대를 이해하게 되면서, 그로 인해 또 다른 창의적 인 생각도 하게 되지요. 그런데 그런 걸 접할 기회조차 없는 거라면 그 기회를 만들어주면 됩니다. 경험하게끔 만들어주는 사회가 되어야 하겠지요.”



조 소장은 이공계 만연한 전문 인력 부족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내기 도 했다. 그는 “감성 케어를 해줄 수 있는 직업군이 많이 늘어난다고 하는 것 이 요즘 미래학자들이 하는 얘기”라면서 “아직 확산이 안 되는 것이 현실이다. 제도적이고 관습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수요가 많은 쪽에 사람이 더 많아야 하는데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학교에서는 최대한 다양한 사람들과 창의적인 것들을 개발하고 협력하는 경 험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간접적인 경험을 해보고 직접 제작에 참여해 제품을 만들기도 합니다. 전공을 깊이 연구하는 것은 회사 에서도 할 수 있어요. ‘나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힘들기도 하 고 도전적이기도 하지만 사회적인 흐름에 발맞춰 가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꿈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잠시 생각에 잠긴다.



“사람이 객관적으로 자신을 판단하기는 어렵지요. 그럴 때 옆에서 누가 조언 을 해주면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됩니다. 갈등 해결을 위한 소통의 플랫폼을 만 드는 것이 제 꿈입니다.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 5단계 이론에서는 자신의 완성 을 넘어 타인에게 기여하고자 하는 자기초월의 욕구가 나옵니다. 결국에는 베 풀고 나누는 것이 진정한 의미가 있는 일이겠지요.”



기술의 발전은 결국 인간의 삶을 이롭게 하는 데에 그 가치가 있다는 것을 일 깨워 주는 메시지였다.



 



소소한 만남



조준동 PROFILE



전산학 박사



성균관대 정보통신대학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성균관대 휴먼ICT융합연구센터 연구소장



前 한국연구재단 ICT융합연구단 전문위원



前 미국 IBM 왓슨 연구소 초청과학자



前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소



 



수상 내역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창의산업융합을 통한 산업발전에 기여)



2014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상 (융합기술 R&D 우수사례)



2012년 지식경제부 장관상 (반도체(헬스케어SoC) 기술개발유공자)



 



대표 저서



시각장애인의 미술 감상을 위한 ‘패턴으로’ 명화 만지기 (2020)



창의융합 프로젝트 아이디어북 (2015)



최신 VLSI 설계 : CMOS부터 SOC까지 (2015)



알기 쉬운 디지털 논리회로 설계 (2010)



전기전자 논리회로 기초실험 및 활용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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