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호 수원 나들이_햇살 좋은 오늘, 작은 책방이 주는 소통과 위로


한 권 한 권 손수 고른 책들로 채운 서가. 그 책들을 천천히 훑어보면 책방 지기의 취향과 안목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공간, 독립서점이다. 창문 틈으로 따스한 빛살이 아늑한 책방을 채우며, 저마다 감성으로 이야기하며 위로를 건넨다.



 



Writer 강일서 Photo 김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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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ook store Book store



우리의 평안한 공간



오평OHPYEONG



 



영통 골목에 자리한 5평의 작은 독립서점 ’오평‘. 블랙과 화이트의 대비된 깔끔하고 아늑한 공간은 타일 하나까지 손수 작업한 책방 주인의 애정 어린 결과물이다. 어느 날, 어렸을 때 장래희망 칸에 ‘소설가‘라고 적어 두었던 기록을 발견하면서 그는 새로운 이야기를 쓰기 위한 용기를 냈다. 소설가가 못 된다면 소설 을 소개하는 사람이라도 되어보겠다며, 책방을 연지 석 달 남짓이다. 오평에는 수필이 가장 많이 입고되 어 있고 가장 많이 판매되는 장르다. 또 수원 작가들의 책도 제법 마련되어 있다. 다양한 직군과 여러 사람 의 생각을 담은 독립 서적의 매력을 손꼽으며, 구석구석 오평만의 색깔을 담았다. 책갈피부터 메모지 등 책방 지기가 애정을 담아 직접 만든 굿즈와 인테리어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오평이 추구하는 검은색이 있다. “아름다운 것을 좇아 그리거나 쓰다가 틀렸을 때 지우는 방법도 있지만, 그냥 잠깐 까맣게 덮어두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애써 지우려 하지 말고 까맣게 전부 칠해버리자고요. 하얀 도화지에만 꿈을 꿀 수 있 는 것은 아니라고, 까만 도화지에도 충분히 아름다운 꿈을 새로 그릴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오평은 색깔만큼 특별한 ’유서 쓰기 수업‘도 기획하고 있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내가 살아온 삶의 어느 순간이 가장 빛났는지 떠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해요.” 유서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며 삶 의 새 출발 내지는 전환점의 시간이 되길 바라며 차근차근 오평의 이야기를 준비한다. 이곳에서 까만 도 화지에 아름답게 그려질 것들을 생각하며 오평의 평안한 시간에 기대어 짙은 커피를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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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지기 추천도서



1. 낯선 직군일지도 모르지만 흥미로운 건설 분양 광고카피라이터의 자서전이 아닌 자업전 『탈직장 자업전』 (서미현)



2. 나의 Cubano에게 자유를 선물하기 위한 여정을 그린 한 편의 독립영화 같은 사랑 이야기 『Mi Cubano』 (고물)



3. 26개국을 홀로 여행하며 집필한, 낯선 이국땅의 정취가 묻어나는 시집 『경계에서』 (이우)



 



영통구 청명북로 7번길 8-16, 1층



화~토요일 12:00~20:00 / 일요일, 월요일 휴무



T   0507-1344-9024



 인스타그램 @o_pyeong



 



 



2.Book store 



따스하게 마주치며 천천히, 스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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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스미는』은 25명 영미 작가들의 수필을 묶은 책이다. 개성이 다른 작가들의 이야기처럼 '천천히, 스미는'도 책방 주인의 취향으로 손님과 마주한다. 특히 책장에 꽃인 책들을 보면 일반 서점에서는 구매할 수 없는 바코드가 없는 이 많다. 그중에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쓴 수필이 가장 많고, 가끔 소설도 보이는데, 신선한 이야기와 날것의 느낌 때문에 독립출판으로 나온 소설을 아끼는 책방이다. 재작년부터 ’우울‘에 대한 책들과 코로나시대에 식물, 집 꾸미기 같은 집에서 할 수 있는 책들을 많이 찾았 다고 한다. “시대의 현상에 맞는 책들을 많이 찾으신다는 것을 책방을 하면서 느꼈습니다. 이 시기, 어려움 을 잘 극복하며 살아가려는 분들을 보면서 ‘무기력하게 있을 게 아니라 나도 힘내야지.’하며 손님분들께 저도 많이 배우게 됩니다.” 2018년 1월부터 손님들을 만나온 서점은 현재 다른 곳으로 이사해 다시 책방 문을 연다. 4월 오픈을 앞둔 책방 주인은 설레는 마음으로 2018년 2월을 떠올리며, “한파 속에 손님이 들 어오셨는데, 제가 홍보해 온 책들을 블로그에서 보시고 목록을 적어 보여주시며 그 책을 모두 사 가셨어 요. 이제는 단골이자 저의 친구가 됐죠. 책방의 위기도 있었지만, 책으로 사람이 연결될 수 있다는 것에 많 은 용기를 얻고 항상 지금까지 감사하고 있습니다.” 한쪽 벽면을 가둔 메운 손님들의 손편지만 봐도 책방 과 책방 주인에 대한 따뜻함이 느껴진다. 이번에도 수원에 새터를 잡았다. 우리 옆집에 있을 것 같은 친근 한 사람이 쓴 책, 일기장처럼 비밀스러우면서도 재미있는 독립 서적의 매력처럼 편안하고 아늑한 그 분위 기를 그대로 이어간다.



 



책방 지기 추천도서



1 따스한 봄, 여기 저기에서 들리는 깨어나는 소리와 함께 읽기 좋은 『소란』 (박연준)



2 영미 작가들의 짧지만 깊은 울림과 여운을 주는 에세이를 담은 『천천히,스미는』 (봄날의 책)



3 허무하고 외롭지만 쿨하게 우뚝 선 나를 만날 수 있는 『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



 



팔달구 매산로52번길 20, 빨간세탁소 간판인 곳을 찾아주세요.



0507-1301-1729



운영 4월 재오픈(인스타 추후 공지 / 휴무 미정)



S  인스타그램 @permeate_slpwly / 블로그 천천히, 스미는



 



 



3 Book store Book store



책 읽어주는 북카페 청명book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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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듯한 책부터 고전, 그림책, 동화, 신간까지 다양한 책들이 청명booK로 곳곳을 채우고 있다. 이곳은 독 립서적이 거의 없는 책방 지기가 좋아하는 책, 모두 읽은 책으로 만들어진 그야말로 개성 있는 독립된 서 점이다. 예전부터 가족이 읽어온 개인 소장의 책을 카페에 가지고 왔고, 읽은 책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 해 책장에 꽂았다. 책방 지기가 책의 내용을 알고 있기에 손님들의 취향에 어울리는 책을 추천하며, 손님 들은 차 한잔하러 왔다가 책도 읽을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고민했던 것들이 책 을 읽으면서 길을 찾게 되고 나도 모르게 스며들어요. 그런 이야기를 편하게 나누면서 점점 많은 손님과 연을 맺게 되는 것 같아요.” 처음 4개월 된 아가를 데리고 오셨던 손님과도 가까워져서 돌잔치까지 초대 되어 다녀왔다는 그는 소중한 인연만큼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 환경도 생각해 카페를 운영한다. 한살림 협 동조합, 두레에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사 오고, 첨가물 없는 음료와 스테인리스 빨대를 내놓는다. 또 주 인이 직접 책을 읽어주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는데, 그러면서 책을 읽는 모임도 진행한다. “북카페를 운 영하기 전부터 독서모임을 했는데, 그 모임이 자연스럽게 이곳으로 옮겨진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북카 페를 운영하기 위해 준비했다기보다 계속 해왔던 일상이 연계된 느낌이에요” 커뮤니티를 통해 다른 사 람의 생각을 나누면서 서로에게 배우는 자리가 된다는 그는 코로나 상황에도 꾸준히 모임을 이끌어 간 다. 한 사람이 와도 진행하는 것이 그가 모임을 이어가는 방법이다. 다양한 책은 물론 책방 주인이 직접 그린 그림책도 읽어주는 청명booK로에서 첫 독서를 시작해도 좋겠다.



 



책방 지기 추천도서



1 진정한 깨달음은 무엇일까. 울면서 읽었던 『싯다르타』 (헤르만헤세)



2 실어증에 걸린 할머니와 언어치료사 제롬, 마리와 따뜻하고도 고마운 이야기. 『고맙습니다』 (델핀드비강)



3 2020년도 책방 지기가 읽은 140여 권의 책 중 2등! 『그녀클로이』 (마르크레비)



 



A   영통구 청명북로 15(영통동 1044-11), 1층



T    010-5243-3510



O   월~토요일 10:30~22:00 / 일요일 10:30~18:00(변동시 인스타 공지)



S   @cm_book_ro



P   프로그램 독서 모임: 화요일 14:00(2주에 1회), 19:30(3주에 1회), 금요일 10:30(2주에 1회) 원서 읽기 모임: 매주 화요일 11:00 / 그림책 모임: 매주 목요일 10:30 고전 읽기 모임: 매주 토요일 19:30 청청클럽(중등): 매주 수요일 19:00 / 청청클럽(초등): 매주 목요일 20:00 / 영화모임: 정기적으로 진행(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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