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호 예술 인문학_수원을 향한 애정을 담다_김훈동 시집 『틈이 날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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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신연경 경기신문 기자



 



김훈동 시집 『틈이 날 살렸다』



 



고향은 어머니의 품과 같아서 언제나 변함없이 포근하고 정겹다. ‘제 보금자리 사랑할 줄 모르는 새 없다.’는 속담처럼 누구나 다 자기 고향을 사랑하고 아낀다고 하지만 수원시를 향한 김훈동 시인의 애정은 곳곳에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긴다.



 



 



틈, 휴식이자 다음 단계를 위한 그 시발점



 



김훈동 시인이 지난 1월 말 선보인 문학공간시선 400호 시집 ‘틈이 날 살렸다’는 표지부터 마치 한편의 시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근당 양택동 서예가가 그린 표지화는 오두막에 두 사람이 술잔을 옆에 두고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고, 서원 윤 경숙 서예가가 쓴 표제도 특유의 멋을 더했다. 『틈이 날 살렸 다』 제목에는 함축적인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김훈동 시인은 모여있는 사람의 속이라는 뜻을 가진 ‘틈’의 국어사전적 정의 뿐 아니라 여유이자 생명의 시간, 휴식이라고 전했다.



“휴식의 의미는 논다는 의미가 아니라 다음 단계를 위한, 내가 무언가를 시작하려고 하는 그 시발점이 틈이라고 할 수 있죠.” 사회적 거리두기도 우리말로 하면 틈이라는 말, 너를 위하고 나를 지키는 사이라는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과 만남이 끊어져 버린 때, 시 (詩)집에서라도 만남과 교류를 했으면 하는 소개 글처럼 틈의 소중함에 대해 곱씹게 된다



 



 



 



삶과 시간의 소중함을 담아 다시 읽고 고쳐 쓰며



김훈동 시인은 고향에 발을 디디고 살아야 한다는 자신만의 철학을 소개했다. 앞서 출간한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시화 집 『수원 화성(華城)의 숨결 시와 그림으로 빚다』 역시 지난해 물 한 병 들고 성곽 안팎을 숱하게 돌며 담아낸 것이라고 하니 익히 알 수 있지 않은가. 그는 자신의 손을 떠난 시집은 독자 의 것이기에 피와 살이 되도록 한 번 쓴 시도 읽고 또 읽으며 맛깔스러운 시어로 다듬는다고 했다. 인생을 부지런히 살아 왔다는 김훈동 시인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후배들에게 꼭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나도 영원히 젊을 줄 알았어요. 어느덧 70대 후반을 향해 가면서 언제 세월이 이리 흘렀는지… 값진 자산은 시간뿐이 없어요.”



만약 내일 세상이 끝난다면, 오늘 이 시간 내가 정말 중요한 일을 하는가 생각한다는 시인의 말을 듣고 『틈이 날 살렸다』 를 비롯해 작품들을 살펴보니 고민한 흔적이 역력해 보였다.



 



 



 



독자에게 전하는 이야기, 그리움의 대상 어머니



누구에게는 안심되는 이름이자 또 누군가에게는 그리움이 담 긴 ‘엄마’. 일흔을 훌쩍 넘긴 김훈동 시인은 일찍이 홀로 자신 을 키운 어머니 이야기를 담담히 꺼냈다.



“엄니에 대해 쓴 이야기가 있죠.” 어머니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하며 밝게 웃는 그의 모습은 소 년 시절로 돌아간 듯했다. 엄니라고 부르는 모습에도 정겨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이 책에는 ‘우리 엄니 맴매’, ‘된장에 엄 니 냄새난다’, ‘조심하거라’ 등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 묻어있 는 시들이 있다. ‘된장에 엄니 냄새난다’는 시의 한 구절을 읊 어보면 ‘된장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다 / 삶의 지혜 알려 주시던 우리 엄니 체취가 난다’ 이외에도 어머니를 향한 그리 움이 묻어나는 작품들이 소개돼 있다. 해설을 쓴 임병호 시인 은 무릇 고향은 어머니 품과 같아 어머니의 체취를 느낀다면 서 삼 형제의 아버지이자 손자·손녀를 둔 할아버지인 김훈동 시인도 작품에서는 소년이라고 표현했다.



 



 



 



김 훈 동 작 가 소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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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 시인은 1944년 경기도 수원에서 출생해 서울대 농대, 중앙대 대학원을 졸업한 후 농협대학교 교수, 경복대학교 겸임교수, 농민신문 편집국장, 경기농협본부장을 거쳐 대한적십자사경기도지사 회장을 지 냈다. 문화예술과 관련해서는 수원문인협회 회장, 수원예총 회장, 한국 예총 감사, 수필문학작가회 회장을 역임, 수원시미술전시관장, 수원시 립아이파크미술관 운영위원장, 수원화성문화제추진위원회 공동위원 장 등 지역에서 뜻을 펼쳐나갔다. 한국농민문학상, 한국수필문학상, 수 원문학대상, 홍재문학대상, 한국예총예술문화대상, 수원시문화상, 자 랑스런경기인대상, 중부홍익대상, 율곡대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시집 『우심』, 『억새꽃』, 『나는 숲이 된다』, 『수원화성의 숨결』, 수필집 『그 냥, 지금이 참 좋다』, 『넌, 그 많은 책 다 읽냐?』, 칼럼집 『人人和樂-수 원의 가치를 높이다』, 『뭘 배우고 가나?』, 문학이론서 『탐구하고 터득한 글쓰기 세계』 등 4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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