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호 문화탐방 - 오랜 시간 품어온 기억의 문이 열리는 ‘2021 수원 문화재 야행'
오랜 시간 품어온 기억의 문이 열리는 2021 수원 문화재 야행
한여름 밤 달빛 아래 고궁의 아름다운 정취와 운치 있는 수원 화성행궁 일대에서 8월, ‘2021 수원 문화재 야행’이 펼쳐진다. 문화재 야행은 문화재청 「지역 문화재 활용사업」으로 매년 공모를 통해 선정된 전국 42개의 기초자치단체에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수원 문화재 야행은 2017년 공모에 선정되어 올해 5년 차로 2018년, 2020년에는 문화재청 우수사업으로 선정된 수원 대표 야간문화향유 프로그램이다.
더 특색 있는 프로그램 준비한 ‘2021 수원 문화재 야행’
문화재 야행 프로그램은 문화재가 집적·밀집된 지역을 거점으로 지역의 특색 있는 역사문화자원을 활용 한 문화재 야간관람, 전시, 공연, 체험 등으로 운영된다. 달빛이 스며든 문화재와 주변 공간을 가족과 연인, 친구와 함께 걸으며 역사 이야기를 듣고, 그림과 공연을 관람하며, 공예품과 음식 등을 체험하는 프로그 램으로 구성했다. 야경(夜景), 야로(夜路), 야사(夜史), 야화(夜畵), 야설(夜設), 야시(夜市), 야식(夜食), 야숙 (夜宿) 등 8야(八夜)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 등을 구성해 관람객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수원 문화재 야행은 수원 화성행궁, 구 소화초등학교(뽈리화랑),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수원화성박물 관, 열린문화공간 후소 등 수원의 문화재와 문화시설들을 중심으로 아름다운 행궁길(공방거리), 생태교통 마을, 남문로데오거리 등 지역상권과 연결하고, 지역주민협의체(민간단체)와의 협력·협업을 통해 행사를 추진한다. 또한 수요자 중심의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역사문화 콘텐츠를 제공 하고, 야간에만 느낄 수 있는 문화재 특유의 아름다움과 지역의 이야기를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억’을 바탕으로 세 가지 관점에서 살펴본 그때의 이야기
1 수원군청사 건물 (1968년 화성군청으로 이용될 당시 모습) ⓒ수원화성박물관 2 뽈리화랑(구 소화초등학교) 3 수원 구 부국원(‘수인선: 협궤열차의 기억’ 전시)
2021 수원 문화재 야행은 ‘기억’이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개혁 군주 정조대왕의 숨결이 살아있는 수원 화성과 화성행궁의 역사 이야기, 또 그 주변에서 살았던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를 한 시대에만 국한되지 않고 시대별 자화상으로 반영했다. 우리들의 기억 안에 남겨져 있던 과거의 시간을 세 가지 관점에서 관 람객들과 함께 열어보고자 한다.
첫 번째는 정조대왕의 애민정신과 효심, 개인의 이상향과 꿈이 담긴 수원화성을 시작으로 일제강점기 일 제의 수탈과 탄압, 민족문화의 역사 말살 정책으로 파괴되는 화성행궁의 아픔, 수원시민들의 염원과 성원 에 힘입어 복원된 수원화성과 화성행궁 그리고 북수동성당 부속학교로 건립된 수원 최초 사립초등학교 인 구 소화초등학교(뽈리화랑) 등 유형문화재를 중심으로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다룬다. 두 번째는 수원화성 및 화성행궁 일대에서 살아왔던 우리 이웃들에 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일제강점기 화성행궁에서 만세운동을 펼쳤던 수원 기생 김향화, 민족 대표 48인 중 한 명인 김 세환 등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와 산업화에 따른 기술발달과 산업구조 변화로 수원에서 사라져가고 사 라진 다양한 직업군과 그 직업을 생업으로 살아왔던 사람들의 이야기 등을 다룬다.
세 번째는 도시의 성장과 발달에 따른 공동체의 변화, 주거공간의 변화, 이동수단의 변화 등 우리 생활 모 습의 변화를 담고자 했다. 1937년 일제가 수탈의 목적으로 설치한 수인선은 해방 이후 수원과 인천을 오 가는 사람들의 삶의 애환이 깃든 열차 이야기, 1920년대 수원 최초 극장인 수원극장을 시작으로 현재 메 가박스(수원남문점)까지 과거 수원시민들의 여가활동의 중심지였던 극장을 주제로 한 이야기, 구도심 재 개발로 사라져간 동네와 그 동네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 등을 다룬다. 이렇게 ‘기억’이라는 키워드로 2021 수원 문화재 야행 프로그램을 구성했으며,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을 중심의 역사 이야기와 그 주변에 살았던 우리들의 이야기를 8야(夜) 프로그램을 통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8월 13일부터 15일까지 펼쳐지는 여덟 개의 밤, 8야(夜)
야경(夜景)은 밤에 비춰보는 문화재라는 부제로 수원화성과 화성행궁 등 문화재를 중심으로 행사장 주변 문화시설, 종교시설, 민간시설 등 시설개방을 통해 평상시 느껴보지 못한 야경의 아름다움을 관람객들에 게 제공한다. 특히 올해는 행사장 주변 종교기관들의 협조로 수원 문화재 야행 기간 야간 개방하는 종교 시설이 늘어났다.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구 소화초등학교(뽈리화랑)가 있는 북수동성당과 과거 화성 유수부 제2청사며 수원 판관이 주재한 관청(이아) 자리에 있는 예수그리스도후기성도교회, 수원 최초의 개신교회인 수원종로교회 등 지역의 역사성과 장소성이 깃든 종교시설이 야간 개방된다.
야로(夜路)는 밤에 걷는 거리라는 부제로 행사장 주변의 문화재와 문화시설 등을 방문하고 주변 문화콘 텐츠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새롭게 준비된 ‘잊혀진 근대, 되찾은 기억’ 근대 투어 프로그램은 화 성행궁 일대 근대문화 유적지를 해설가와 함께 이동하며 그동안 알지 못했던 근대시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또 ‘행궁 소리길 프로젝트’는 GPS 사운드 시스템과 웹사이트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비대면) 프로 그램이다. 참여자는 개인 휴대전화와 이어폰을 활용해 행사장 인근 문화재와 문화시설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며, 화성행궁의 열쇠를 찾는 콘셉트의 미션 투어 프로그램이다. 참여자들은 주요 장소별 숨겨진 미션 들을 해결하고 미션 완료 후에는 야행 기념품과 화성행궁 무료입장 티켓을 받을 수 있다.
야사(夜史)는 밤에 듣는 역사 이야기라는 부제로 토크콘서트, 이동형 역사 체험극, 공연 등 다양한 형태로 참여자들과 지역의 역사·문화 이야기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그중 종교시설, 카페, 문화재 등 유휴공 간에서 열리는 ‘일상의 기억, 책가도’ 토크콘서트는 수원의 역사, 예술, 경제, 질병 등 다양한 주제를 바탕으 로 지역 작가들과 함께 생각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화성행궁 득중정, 유역택 공간에서는 ‘수원화 성, 낙성연’ 공연과 ‘백투더 1796, 세 천재의 이야기’의 역사 체험극이 열리며, 수원미디어센터와 연계한 마 을 라디오 프로그램은 행궁동에 대한 다양한 추억과 사연을 청중들에게 소개한다.
야화(夜畵)는 밤에 보는 그림으로 「기억의 찰나 225」 아카이브 전시와 작품전시 프로그램 위주로 구성된 다. ‘225’ 의 의미는 수원화성 축조 완공인 1796년에서 현재 2021년을 뺀 값으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역사적 공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사라져가는 직업들에 대한 기억들’, ‘수원독립운동가, 그들을 기억 하라, ‘수원 과거로 전화를 걸다’, ‘협궤열차 수인선’, ‘수원 근현대문화유산, 국가등록문화재’ 등 수원 역사아카이브 전시와 기억을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 작품전시가 화성행궁 일대에 놓인다. 또 경기콘텐츠진흥 원과 연계한 이동전시관 프로그램, 푸른지대 입주작가 작품전, 경기대학교 사진동아리 학생들과 함께하 는 폴라로이드 기념사진, 불빛을 수놓은 행궁동 야행 포토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관람객들의 눈과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야설(夜設)은 밤에 보는 공연 이야기라는 부제로 현재 코로나19에 대한 방역과 안전을 위해 건물 옥상 유 휴공간을 활용해 진행한다.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옥상에서는 1940~50년대 수원시장을 배경으로 당 시 서민들의 이야기를 배우들의 대사와 음악으로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음악극이다. 또한 행사장 인 근에 자리한 스퀘어드, 타포린 등 카페 루프탑에서 달빛옥상 콘서트가 열리며, 화성행궁에서는 수문군 교 대의식, 무예24기 공연, 정조대왕 거둥행사 등 전통공연이 펼쳐진다.
야시(夜市)는 진상품 장사 이야기라는 부제로 행궁동 일대의 공방작가와 젊은 예술가 등이 참여하는 장 터다. 행궁동 지역협의체(협동조합)와 연계한 밤빛마켓, 지역민간단체와 연계한 ‘당신의 음악취향’ 음악마 켓과 ‘책가도’ 북마켓 등 지역에서 활동하는 지역협의체 및 민간단체들과 연계 등 상호협력으로 상생의 모 델로 구축하는 데 계기가 될 것이다. 야식(夜食)은 음식 이야기라는 부제로 행궁동 일대의 음식점, 카페 등과 연계하여 문화재 야행을 위한 특 별 메뉴 개발 및 음식 할인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또 민간단체와 연계한 ‘수원, 야식기행’ 맛의 이야기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해 국내·외 관광객들이 수원에 찾아올 수 있도록 마련했다.
야숙(夜宿)은 문화재에서의 하룻밤 일이라는 부제로 행사 동안 수원시 내 숙박업소를 이용한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화성행궁 무료입장 티켓을 제공한다. 또한 종교기관인 수원사와 연계 추진하는 ‘도심 속 템플스 테이’ 프로그램 참여자들에게도 화성행궁 무료입장 티켓 제공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2021 수원 문화재 야행’은 이처럼 다양한 8야(夜)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2021년 8월 13일부터 15일까지 화성행궁 일대에서 3일간 야간에 진행되며, 수원화성과 화성행궁의 숨겨진 이야기와 조선시대부터 근현 대까지 다양한 역사 이야기와 우리들의 이웃을 조망하며, 미래의 잠재적인 유·무형문화재의 의미와 가치 를 관람객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2021 수원 문화재 야행
운영 2021. 8. 13.(금) ~ 8. 15.(일) 18:00~23:00
주소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25
장소 수원화성 일원 요금 무료(일부 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