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호 반가운 사람들 2 요즘 아티스트가 로컬을 이야기하는 방식


 



요즘  아티스트가  로컬을  이야기하는  방식



밴드부터 보컬리스트, 뮤지컬 배우를 섭렵하며 재즈로 초대하는

뮤지션 ‘수니 인바이츠’, 뉴타운과 올드타운의 간극, 양립하는 매력을

동력 삼아 수원 카메라를 출시한 ‘카인드오브키즈’까지,

수원의 젊은 아티스트가 로컬을 이해하고 전달하는 방식에 대하여.



Writing 최정순 Photo 김성재, 김경수 Data 수니 인바이츠, 허성완



반가운 사람들 2



수니 인바이츠



Q. 재즈 밴드 ‘수니 인바이츠’는 어떻게 구성되나요?



2019년 결성했고, 밴드 편성에 따라 수니 듀오(2명), 수니 트리오(3명), 수니 퀄텟(4명) 등으로 활동했어요. 2019년 12월에는 음악 단체 등록을 마치고 정식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19~2020년 ‘문화가있는날 청춘마이크 사업’에 참여했고, 재즈클럽 포지티브 제로 라운지, 천년동안도, 플랫나인 등의 무대에 섰습니다.



 



Q. 수원문화재단의 ‘2021년 유망예술가 지원사업’에 선정돼 활동했어요.



코로나 팬데믹이 최절정에 달했을 때였는데, 공연마다 취소되고 재즈 클럽이 문을 닫아 일자리를 잃은 뮤지션들에겐 특히 가혹한 시간이었어요. 그때 오기가 발동했던 것 같아요. ‘난 재능이 있고, 열심히 음악 한다. 수원에 나란 아티스트가 있다. 코로나 때문에 공연을 할 수 없다. 음악가로 이렇게 끝나는 걸까?’ 그러다 수원문화재단의 관련 사업을 알았고, ‘이런 공연을 선보일 수 있으니 지원해달라’는 내용의 지원서를 냈습니다. 사업 대상자로 선정돼 가슴 뛰게 했던 음악으로 60분간의 재즈 공연 프로그램을 구성했습니다. 강도 높은 거리두기를 시행할 때라 약 100석 규모의 공연장에 20여 명의 관객이 모였어요. 다시 생각해도 뭉클한 순간이고,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 무대예요.



 



Q. 지역의 유망예술가로, 뮤지션으로 어떤 경험을 했나요?



지원 사업에 참여하기 전에는 모든 것이 준비된 무대에 올라 노래만 했어요. 잘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던 셈이죠. ‘유망예술가 지원사업’을 통해 무대 설치, 음향 기기 다루기, 리허설 체크, 악기나 장비 대여, 심지어 도시락은 어떤 메뉴가 먹기 편한 지 등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준비하고 움직였어요.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도록 멋진 음악으로 함께해준 멤버, 엔지니어, 기획팀까지, 훌륭한 동료에 대한 믿음으로 함께 나아간다는 공연이 어떤 건지 알 수 있었죠.





Q. 수니는 수니 인바이츠에서 보컬, 리더, 작·편곡자를 담당하죠. 밴드의 상징이자 정체성이고요.



제 이름을 건 팀 ‘수니 인바이츠’는 수니 자체라고 할 수 있어요. 또 수니, 수니에게 초대된 연주자, 수니의 공연에 초대된 관객을 아우르는 말이 수니 인바이츠예요. 본명은 방순영인데, 한자로 임금 순(舜), 비칠 영(暎)을 씁니다. ‘임금의 자리에서 세상을 비춰라’ 라는 뜻이에요. 이름의 의미를 따라 리더가 됐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리더도 노래도 다 잘해내고 싶어요.



 



Q. 수니 인바이츠가 하고 싶은 음악은 어떤 건가요?



재즈는 어렵다는 편견 깨기. 편곡할 땐 다양한 리듬을 살리면서 2대 이상의 브라스를 사용하는데, 가요, 팝, 뮤지컬 넘버 등 친숙한 장르를 선곡하고 있어요. 팀 이름에 초대하다는 의미가 있는 것이 참 좋아요. 아직 현악기 편성을 ‘초대’하기 전인데, 스트링 편곡으로 공연을 꾸리고 싶어요.



 



Q. 여전히 사람들에게 낯설고 어려울 지 모를 재즈를 즐기는 팁이 있다면요.



공연을 많이 보는 겁니다. 특히 재즈 클럽에서 감상하기를 추천해요. 공연 관람의 경험이 쌓일수록 음악을 즐기는 깊이가 달라질 거예요. 그러는 사이 자신의 재즈 취향을 알 거고요. 7월 8일 발표하는 수니의 첫 데뷔 싱글 앨범 ‘아직 사랑하는 건 아니고’도 들어주세요. 시티팝 장르의 앙큼ㆍ발칙ㆍ상큼ㆍ발랄한 곡이에요.





PROFILE 수니 인바이츠

보컬리스트 겸 프론트맨 수니를 중심으로, 2019년 결성한 재즈 밴드다. 인원수 에 따라 ‘수니 인바이츠 듀오’, ‘수니 인바이츠 트리오’, ‘수니 인바이츠 퀄텟’으로 도 쓴다. 그동안 서울, 경기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공연했으며, 수원문화재단 ‘2021년 유망예술가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초대하다는 뜻의 ‘인바이츠(invites)’ 란 이름 그대로 관객과 연주자를 초대하는 다채로운 재즈 공연으로 재즈는 어렵 다는 편견을 깨고 있다.



 



 



카인드오브키즈



Q. ‘카인드오브키즈’는 언제, 어떻게 시작됐어요?



출발은 단편영화 제작이었고, 2014년 첫 영화를 찍은 뒤 2017년 ‘소요필름’을 세웠습니다. 영화 아닌 다른 작업을 할 때가 있는데, 소요필름이란 이름이 작업에 제한을 두는 듯해 ‘카인드오브키즈’로 바꿨어요. 영화, 상품, 브랜딩 등이 카인드오브키즈 아래로 가지를 뻗친 구조를 띠고 있죠.



 



Q. 카인드오브키즈를 알린 첫 프로젝트 ‘수원 카메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줄곧 영화 일을 해왔기 때문에 무언가를 생각할 때 스토리텔링을 고려하는 게 자연스럽고 당연해요. 영화의 역사에서 단서를 얻어 일회용 카메라 상품을 출시했어요. 최초의 상업 영화 내용이 열차가 들어오는 움직임을 찍은 건데,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영화와 기차를 이어붙였고, 기차에 관한 요소를 시각화해 카메라 패키지에 입혔죠. 카메라를 구입한 소비자가 수원 사진관에서 필름을 현상하는 것까지 세트로 구성해 크라우드 펀딩에서 소개했어요.





Q. 미적으로 훌륭할 뿐 아니라 지역 내 장소 한 곳이라도 더 방문하게끔 유도한 독특한 여행 상품이 됐어요. 소비자 역시 이 부분에 반응한 게 아닐까요?



고향 수원의 이미지 하면 유적지인 수원화성, 그 너머의 현대화된 구역 등 옛것과 최첨단의 것이 섞여 있는 도시, 양립하는 로컬의 이미지가 재미있어서 수원 카메라를 만들 때 화성부터 도시의 마천루 등을 해체 또는 재조합하면서 레이아웃 요소로 활용했어요. 스토리텔링과 디자인으로 풀어낸 수원과 아이템을 인상 깊게 봐주었던 것 같아요.



 



Q. 펀딩 이후 수원 카메라는 어떻게 판매했나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이를 테면 행궁동 등지에 거점을 마련했어요. 로컬 브랜드 상품을 파는 기념품점, 편집숍에 수원 카메라를 입점해 소비자가 다 쓴 필름을 매장에 맡기면 추후에 수거하고 인화, 스캔하는 서비스를 제공했어요. 손쉽게 카메라를 접하고 놀이처럼 사용하는 소비자가 카메라 쇼핑에서 그치지 않고, 수원을 더 걷고 더 머물도록 경험하는 콘텐츠, 사용자의 경험이 확장되는 것을 목표로 시도한 상품이었어요.



 



Q. 지난 인터뷰에서 수원의 대표 아티스트 나혜석을 주제로 브랜드를 런칭하고 싶다고 했죠.



나혜석의 생애를 봤을 때 ‘노 셰임(no shame)’으로 정의할 수 있겠더라고요. 실제로 영문 이름을 ‘노(No)’로 쓰는 경우가 있고요. 긍정적인 의미로 개인주의자라고 봤어요. 나혜석이 오늘날 태어나 현재를 산다면 굉장히 멋진 아티스트로 평가받았을 거예요. 패션 브랜드가 될 거고, 3년 안에 출시하는 게 목표입니다.



 



Q. 영화인을 꿈꾸는 로컬의 청춘들에게 한 마디.



참고로, 영화 스태프는 항시 모집 중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연락을 기다려요. 영화를 전공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영화를 만들며 깨달은 바는 ‘열린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는 거예요. 영화는 혼자 하는 작업이 절대 아니거든요. 앞으로 수원, 수도권에서 영화인으로 영화를 만드는 이들과 협동조합을 만들 겁니다.





PROFILE 카인드오브키즈

영화감독 허성완을 중심으로 단편영화 제작과 상품 기획, 브랜딩을 진행하는 스튜디오다. 2020년 ‘수원 카메라’ 펀딩 오픈 당시 목표 금액의 5배를 넘기며 화제를 모았다. 요즘 관심사는 영화 산업에 만연한 환경 이슈에 대한 각성부터 수원의 대표 아티스트 나혜석을 주제로 한 패션 브랜드 런칭에 이른다. 스토리텔링 작업이 익숙한 이들에겐 영화나 브랜딩이나 상품은 결과물의 물성이 다를 뿐 결국 하나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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