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호 함께, 걷기 여름밤을 수놓는 현대서커스의 마법 씨레온 <우산 아래>




여름밤을 수놓는 현대서커스의 마법 씨레온 <우산 아래>

Contemporary Circus



무더운 8월의 끝자락, 수원의 밤이 특별한 마법에 빠졌다. 빛누리아트홀에 울려 퍼지는 관객들의 목소리가 하나둘 모여 아름다운 선율을 이루고, 거대한 천 우산 아래 모든 이들이 하나가 되는 순간. 2025년 수원연극주간을 여는 씨레온(C.LEON)의 는 현대서커스라는 낯선 장르로 수원시민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을 선사했다.

Writer 강나은 Photo 박성수



 



여름밤을 수놓는 현대서커스의 마법 씨레온 <우산 아래>



2025 수원연극주간이 선사하는 특별한 관객 참여형 퍼포먼스



지난 8월 10일 오후 5시, 곧이어 시작될 현대서커스 <우산 아래>를 위해 빛누리아트홀 무대 위에는 긴 봉 하나가 우뚝 서 있었다. 서커스가 시작되자 무대 위 조명이 한 곳을 비추고, 흰옷을 입고 등장한 배우는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저는 지금부터 40분간 여러분을 특별한 공간으로 안내해 드릴 안내자입니다.”

편안하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뱉는 방법을 알려준 안내자는 자신의 숨 소리를 시작으로 관객들이 편안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분위기를 유도했다. <우산 아래>의 가장 큰 특징은 관객이 단순한 관람자가 아닌, 공연의 주체가 된다는 점이다. 이 취지에 걸맞게 공연에 함께 참여할 참가자를 현장에서 즉석 모집해 다섯 팀이 무대 위로 올라갔다. 

아이들이 많았던 만큼 아이와 보호자까지 총 10명의 목소리가 담겼다.참여자들은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기도, 혀로 딸깍하는 소리를 내기도 했다. 루프스테이션(Loop Station, 일정한 구간을 반복 재생하는 곡 구성 방식 혹은 그러한 악기)을 활용해 관객들의 소리를 실시간으로 수집하자, 이는 하나의 음악으로 완성되었고 그 과정에서 극장은 하나의 거대한 악기가 되었다.

이렇게 수집된 소리가 겹쳐서 반복되는 동안 안내자는 서서히 봉 위로 올라갔다. 자유롭기도, 묶여있기도 한 듯 봉 위에서 자유자재로 움직이고 멈추며 동작을 선보인 그는 이번에는 무대 위 관객들에게 줄을 잡아 흰 천으로 우산을 만들도록 했다. 그 천을 봉 맨 위까지 끌어올리며 연기를 이어간 결과, 어느새 무대에 큰 우산이 만들어졌다. 이 우산은 무대 위 배우와 참여 관객, 관객석에 앉은 관객까지도 품으며 관객 모두 하나 되는 특별한 경험을 선물했다.

현대서커스라는 아직 낯선 장르였지만,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 속에서 씨레온의 <우산 아래>는 수원의 여름밤과 어우러져 잊지 못할 추억 하나를 남겼다.



 



2025 수원연극주간

기간 : 2025. 8. 10.(일)~8. 23.(토)

관람 : 요금 전석 무료(자유석)

시간 : 및 장소 공연별 상이

문의 : 031-290-3533



 



2025 수원연극주간, 다양한 장르로 시민들과 만나다



수원문화재단이 주최하는 2025 수원연극주간은 8월 10일부터 23일까지 총 5편의 작품으로 수원시민들과 만났다. 현대서커스 <우산 아래>를 시작으로, 여성 마임이스트의 , 철학적 연극 ‌ <죽음의 집> 그리고 어린이집을 찾아가는 인형극 2편까지,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여름의 끝자락을 수놓았다.

2021년부터 시작된 수원연극주간은 관내 공연예술단체를 지원하고 시민들에게 다양한 공연을 소개하는 의미 있는 축제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올해는 수원시어린이집연합회와 협력한 ‘찾아가는 공연’까지 확대되어 공연예술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



여름밤을 수놓는 현대서커스의 마법 씨레온 <우산 아래>



 



‘지금’에 집중하는 명상의 시간 차이니즈 폴 위에서 피어나다 

씨레온 최재영 대표



2025년 8월 10일 빛누리아트홀에서 열린 ‘2025 수원연극주간’ 개막공연 <우산 아래>. 현대서커스라는 다소 낯선 장르로 수원시민들과 만난 씨레온(C.LEON)의 최재영 대표를 만나 창단 이야기부터 공연에 담긴 의미까지 들어보았다.



여름밤을 수놓는 현대서커스의 마법 씨레온 <우산 아래>



Q. 안녕하세요, 대표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원래 연기를 전공하다가 우연한 기회로 현대서커스를 접하게 되어서 지금까지 약 5년간 현대서커스를 통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올해 씨레온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창단 후 첫 공연인 <우산 아래>를 방금 마쳤습니다.



Q. ‘씨레온’이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가요?

‘C.LEON’의 ‘C’는 ‘Company’ 또는 ‘Collective’와 제 성인 ‘CHOI’에서, ‘LEON’은 제 천주교 세례명인 ‘NOEL’을 거꾸로 표기한 것으로, 다각적이고 반전적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예술관을 반영한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Q. 오늘 공연된 <우산 아래>는 어떻게 구상하게 되었나요?

과거, 제가 연기 생활을 할 때 명상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었어요. 그 때 관객분들과 1대1 또는 2대1로 명상 안내를 해드리는 역할을 했는데, 안내자인 저도 명상의 효과를 크게 느꼈습니다. 저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현재에 집중하게 되는 순간들이 좋아서 다음에는 명상과 관련된 창작극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묵혀두었다가 지금 제가 사용하는 ‘차이니즈 폴’이라는 기구와 합치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명상과 현대서커스를 결합한 <우산 아래>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Q. 수원연극주간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씨레온이 수원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단체인데, 사실 공연할 기회가 많지 않더라고요. 특히 현대서커스라는 장르가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아 더욱 어려웠죠. 그래서 여러 곳을 검색하다가 수원연극주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통적인 연극만 보여주는 공연이 아니어서 지원하게 되었고, 운 좋게 선정되어서 이렇게 공연할 수 있었습니다.



Q. 수원연극주간에서 를 공연하신 소감은 어떠셨나요? 관객분들의 반응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요?

명상이 주된 주제여서 차분한 느낌을 예상했었는데, 어린이 관객들도 많다 보니 생각보다 가볍고 밝은 분위기로 진행되었어요. 중간중간 키득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렸는데, 오히려 그게 긴장을 풀고 편안해지는 데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Q. 관객분들이 이번 공연을 통해 어떤 것을 느끼고 가셨으면 하시나요?

‘지금, 현재, 이 순간’에 집중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호흡부터 유도했고, 전체적으로 차분한 분위기를 이어갔어요. 공연을 보시고 난 뒤 돌아가셔서 공연에 대해서는 아무 기억도 안 남으셨으면 좋겠어요. 오히려 이 순간에 최대한 집중해서 ‘어, 뭘 봤지?’ 하며 편안했던 인상만 흐릿하게 남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Q. 수원연극주간이 수원시민들에게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를 기대하시나요?

이 공연을 보신 관객분들이나 관계자분들 중에는 서커스를 처음 보신 분도 계실 테고, ‘이런 것도 서커스인가?’ 하고 의문을 가지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현대서커스라는 장르가 우리나라에서 아직 생소한데, 이번 기회를 통해 수원시민분들이 현대서커스라는 장르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나 새롭게 도전해 보고 싶은 작업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앞으로는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서커스 장르에만 국한하지 않고 다른 장르와 많이 섞어서 여러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현대서커스라는 정체성은 잃지 않으면서 그 안에서 여러 가지 재료를 활용해 관객들에게 어렵지 않게 다가가는 공연을 만들 계획입니다. 특히 올해 말에 계획하고 있는 신작이 있는데, 환경 문제를 주제로 현대서커스를 녹여서 작업할 예정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적 주제를 현대서커스를 통해 풀어내는 작업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Interview



2025 수원연극주간 <우산 아래> 관람객 소감



최현경 님(수원 거주)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처음에는 기존 서커스와 비슷하겠다고 여겨서인지 줄이 있고 우산이 있으니까 외줄타기를 하는 서커스일 것이라고 예상했어요. 그런데 관객들과 소리를 합쳐서 음악을 연출하고 무대 위에서 함께 우산을 만들었잖아요.

오늘 처음 무대 위에 서봤는데, 잠깐이어도 정말 설렜습니다. 이 공간에서 제가 무언가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에도 의의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여름밤을 수놓는 현대서커스의 마법 씨레온 <우산 아래>



김승민 님(서울 거주)

“소리와 움직임, 그리고 관객과 함께하는 참여형 공연이어서 더 풍부했다고 생각합니 다. 특히 시작하기 전에 ‘이 공간을 아늑하고 편한 공간으로 만들어 보자’라고 말씀해 주셨던 게 너무 와닿았던 시간이었어요.”



여름밤을 수놓는 현대서커스의 마법 씨레온 <우산 아래>



조윤희 님(수원 거주)

“되게 신선했어요. 봉을 올라간다는 것 자체가 운동이라고만 여겨졌는데, 이렇게 보니 예술로도 표현될 수 있더라고요. 봉을 올라가는 모습,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만든 무대가 정말 멋졌습니다.”



여름밤을 수놓는 현대서커스의 마법 씨레온 <우산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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